'인보사' 논란 코오롱티슈진, 결국 상장폐지 결정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근희 기자, 민승기 기자 2019.08.2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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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시 제출한 '인보사' 서류 허위기재 판단…최종 판단 최소 2달 이후 나올 듯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논란으로 상장폐지 결정을 앞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논란으로 상장폐지 결정을 앞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잘못된 성분으로 논란을 일으킨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개발사 코오롱티슈진 (12,030원 ▼70 -0.58%)이 결국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상장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였던 인보사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이유다.

이의제기 과정 등을 거치면 당장 상폐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코오롱티슈진의 핵심인 인보사에 문제가 생긴 만큼 최종적으론 상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거래소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장과 관련해 제출한 서류 중 중요한 사항의 허위기재 또는 누락내용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가운데 인보사 관련 내용이 허위기재 또는 내용 누락이라고 봤다. 인보사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데, 주요 성분 중 하나가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고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이 같은 결정이 이번 거래소 기심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폐 결정이 내려졌지만 바로 상폐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15영업일 이내(다음달 18일)에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폐 여부를 다시 심사한다. 여기서도 상폐 결정이 내려지고 업체의 이의제기가 들어오는 경우 다시 15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가 열린다. 사실상 3심제다.

상폐 결정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면 약 2달 이후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론이 나올때 까지 거래 정지는 계속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개선기간 부여가 결정되면 최대 1년 간 개선기간이 주어진다. 이후 다시 심의를 열고 상장 유지 혹은 폐지를 결정한다. 개선기간은 각 위원회마다 최대 1년씩 부여할 수 있으며 전 과정을 합해 최대 2년까지 개선기간이 주어진다.

개선기간 부여나 상장 유지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후 상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캐시카우'로 기대됐던 인보사에 문제가 생김에 따라 매출 요건에 의한 상폐 결정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기술특례 상장이 아니기 때문에 5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상폐 대상이 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 상장 첫해인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미국 임상 재개와 품목허가 재신청 등으로 인보사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종적으로 상폐가 결정되면 6만여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는 코오롱티슈진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9445명, 지분율은 36.66%다. 시가총액 4896억원 기준으로 소액주주들의 보유금액은 약 1800억원에 달한다.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통보로 주주들의 줄소송과 함께 2700만달러(약 329억원)에 달하는 대출·투자금 회수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입은행은 코오롱티슈진에 1700만달러(약 207억원)를 대출,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지분투자 형식으로 지원했는데, 풋옵션 계약이 걸려 있어 내년 2분기까지 인보사가 미국 품록허가를 받지 못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수은의 투자금을 인수해야 한다. 2000여명이 넘는 주주들로부터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당한 상태다.

코오롱 측 관계자는 이번 상폐 결정에 대해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소송 등으로 인보사 정상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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