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몇개월전에 예측 가능하다고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8.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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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팀 주도

4월 토네이도 발생과 연관된 해수면 온도 분포 및 기압패턴 모식도<br><br>4월 토네이도 활동을 강화시키는 대규모 해수면 온도 분포 및 대기 순환 패턴. 붉은색은 평년보다 따뜻한 해수면 온도, 푸른색은 차가운 해수면 온도 지역을 의미한다. 흰색은 고기압(H), 어두운색은 저기압(L)을 나타낸다. 이 해수면 온도 분포가 기압패턴을 발생시키고, 이는 수증기 수송을 증폭시킨다(붉은 화살표). 하단의 그래프는 미국 중남부 지역으로 유입되는 수증기의 월별 분포로 검정 선은 평년, 붉은 선은 4월에 대규모 기압패턴 발생 시를 나타낸다/자료=IBS4월 토네이도 발생과 연관된 해수면 온도 분포 및 기압패턴 모식도<br><br>4월 토네이도 활동을 강화시키는 대규모 해수면 온도 분포 및 대기 순환 패턴. 붉은색은 평년보다 따뜻한 해수면 온도, 푸른색은 차가운 해수면 온도 지역을 의미한다. 흰색은 고기압(H), 어두운색은 저기압(L)을 나타낸다. 이 해수면 온도 분포가 기압패턴을 발생시키고, 이는 수증기 수송을 증폭시킨다(붉은 화살표). 하단의 그래프는 미국 중남부 지역으로 유입되는 수증기의 월별 분포로 검정 선은 평년, 붉은 선은 4월에 대규모 기압패턴 발생 시를 나타낸다/자료=IBS


북미 지역 토네이도 발생시기를 인근 해수면 온도 패턴으로 수개월 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22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4월에 발생하는 북미 지역 토네이도 발생 횟수가 해수면 온도, 대규모 기압 패턴에 의해 조절됨을 밝혔다.

토네이도는 최소 시속 100km로 빠르게 회전하는 바람이다. 전 세계 토네이도의 75%(평균 1000여 개)가 북미지역에서 발생한다.



토네이도는 해마다 발생 횟수가 다르다. 이를테면 2011년에는 평년의 2배 가까운 1898개 토네이도가 발생, 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예측이 어려운만큼 많은 피해를 일으키며, 특히 4, 5월은 토네이도 발생이 최고조에 달한다. 봄철 토네이도 예측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토네이도가 반경 수백미터 가량의 작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장기적인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장기 예측을 위해선 열용량이 크고 변화가 느린 해수면 온도와 토네이도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 원리가 설명되지 못해 발생 1~2주 전에야 낮은 신뢰도로 예보가 가능했다.

연구진은 빠르게 변화하는 봄철 내 기후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계절 평균을 사용해 4월에서 6월까지의 토네이도 횟수를 평균적으로 고려했다. 그러나 4월에서 5월이 되면서 수증기 양이 2배 이상 증가해 봄철 동안에도 토네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는 급격한 변화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고려, 토네이도 횟수와 기후 환경의 상관관계를 월별로 분석했다. 지난 62년간 축적된 북미 지역 토네이도 관측 자료와 모형 시뮬레이션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4월에 한정해 해수면 온도가 특정 패턴을 가질 경우 북미 토네이도 발생 횟수가 증가함을 규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앙 태평양 지역이 평년보다 따뜻하고 미 서쪽 해안이 차가우며 멕시코 만이 따뜻할 때, 중앙 태평양부터 멕시코만 일대에 ‘고기압-저기압-고기압’으로 파동 형태의 기압패턴이 형성된다. 이를 ‘음의 태평양-북미패턴’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런 기압패턴이 4월에 형성될 경우, 멕시코만에서부터 다량의 수증기를 유입시킴을 발견했다.

이 수증기는 미 서부 록키산맥 우측을 따라 수송돼 내륙의 강한 바람을 연직으로 회전시키는 연료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동부 내륙에 슈퍼셀 뇌우와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실험 결과 해수면 온도의 이러한 영향력은 4월에 국한됐다. 4월에는 내륙에 수증기가 충분하지 못해 기압패턴이 유입시키는 수증기가 토네이도 발생 횟수를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하지만 5월에는 록키산맥 우측에 풍부한 수증기와 강한 회전성 바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수면 온도와 토네이도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사라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하면 1~2주 전에 이뤄졌던 토네이도 예측을 수개월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이준이 연구위원(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조교수)은 “이번 연구와 해수면 온도 예측값을 이용해 토네이도 발생횟수의 장기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로 대규모 기후 조건과 토네이도의 인과관계를 밝혔다면, 앞으로는 기후변화가 북미 지역 토네이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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