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8.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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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다. 현재 운영 중인 항공운송사업자는 9곳.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2곳, 저비용항공사(LCC) 6곳, 화물운송항공사 1곳이 있다.

여기에 올 초 조건부 운송면허를 받은 LCC 3곳(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을 더하면 항공사는 총 12곳으로 늘어난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에 등록된 고속버스 사업자 11곳보다 많다.



준비 중인 곳을 제외해도 이미 운영 중인 항공기가 400기가 넘는다. 10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LCC가 보유 중인 항공기도 150여기에 달한다.

[기자수첩]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다


지금까지는 좋았다. 급격한 항공 좌석 공급을 수요가 상쇄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 인기를 끌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LCC의 수익성은 FSC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잔치가 끝나간다. 항공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수요 증가는 정체되고 있는데, 항공좌석은 급격히 늘어날 계획이다. 올해에만 40기가 넘는 신규 항공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공급과 수요의 엇박자는 탑승률에서 나타난다. 올 상반기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탑승률은 82.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LCC로 좁히면 탑승률이 3.1%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탑승률 하락은 ‘일본 여행 보이콧’ 전의 이야기다. 일본 노선은 국제선 수요의 약 27%를 차지한다. 이 와중에 중국은 신규 취항을 당분간 금지했다. 항공사는 남는 비행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올 2분기 모든 항공사가 적자를 냈다.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하락이 발생하면 먼저 FSC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그 다음 LCC가 타격을 입는다. 지금이 그 상태다.

다음 단계는 뻔하다. 일부 항공사가 경쟁에서 도태되고 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이미 겪은 일이다. 항공업계와 정부 모두 대책을 논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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