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대에 참가한 시민들이 전날 벌어진 난투극에 대해 사과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 일부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항공편 지연을 불러오거나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홍콩의 젊은이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워나가는 가운데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 점거로 인한 대규모 결항으로 수천 명의 승객에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 "항공편 취소, 여행경로 강제 변경 등으로 사흘동안 발이 묶이게 된 것은 당신들이 원래 겪었어야 할 일도 아니고, 원했던 바도 아니었을 것"이라며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추구하는 청년들을 위해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시위대는 공항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장소라 생각해 이곳에서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우린 절박했다. 어제 일어난 일은 미안하다"라는 피켓도 공항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3일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공항 카트를 위해 바리케이트를 쌓고 있다. /사진=AFP
한편, 전날 오후 2시 공항 당국은 홍콩 법원의 '임시 금지 명령'을 공항 곳곳에 게시했다. 이는 공항의 지정된 장소 외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법원이 허가한 장소는 공항 도착층 양쪽 출구 근처 두 곳에 불과해 사실상 추가 시위를 금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명령에 불응한다면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9일부터 점거 시위가 벌어진 홍콩국제공항은 수천명의 시위대가 몰려들며 12일과 13일 이틀 연속으로 항공편을 전면 취소했다. 11일까지만 예정된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데에는 12일 낮 도심에서 경찰의 '주머니탄'으로 한 여성이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했다는 소식이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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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극에 달한 13일 밤에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기자, 잠복경찰 의심 남성 등 중국 본토인 2명이 시위대에 억류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불법 집회와 경찰 폭행 등 혐의로 5명을 체포했다. SCMP에 따르면 공항 점거 시위가 벌어진 지난 9일~14일까지 979편의 항공편이 결항됐고, 이 중 421편이 난투극이 벌어진 13일에 취소됐다.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체육관에 모여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 /사진=AFP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역시 같은 날 공항 점거 시위를 두고 "심각한 폭력행위이며 테러리스트 같았다"며 강력히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