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양적인 면에서 보면 일본과 격차가 큰 게 현실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ICT(정보통신기술)시장은 670억달러인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4배 이상 큰 2739억달러로 세계 4위에 포진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SW)시장은 127억달러인 반면 일본 SW시장은 819억달러다. SW기업체 수를 비교하면 2017년 기준으로 일본이 3만5300여개사, 한국이 2만500개사로 1만5000여개 차이난다. 일본 SW산업 종사인력은 108만여명으로 우리나라의 38만명보다 대략 3배 많다. 결론적으로 일본은 우리보다 4배 이상 큰 시장에 3배 이상 많은 인력을 보유해 외형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형국이다.
하지만 내실 면에서는 한국의 경쟁력도 만만찮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매년 발표하는 정보사회 측정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은 IT활용능력, 이용도, 접근성 등을 평가한 결과 전체 176개국 중 2위인 반면 일본은 10위에 랭크됐다. SW개발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증하는 CMMI 인증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7위, 일본은 9위다.
문제는 아직까지 확실한 우위를 내세울 수 없는 미래 핵심기술인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다. 차세대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기술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스마트홈, 이동통신시스템 등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사물인터넷은 대등한 수준인 반면 제조ICT, 의료ICT, 스마트시티 분야는 열세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인공지능 분야 및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도 일본의 90%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까지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본에 열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응용능력, 활용도, 창의력, 파이오니아 정신에서 앞서 있어 선택과 집중전략을 취한다면 충분히 일본을 극복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발언도 궤를 같이한다. 일본은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이며 AI(인공지능)기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괜찮은 회사를 찾을 수 없는 반면 한국은 AI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영역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만큼은 일본이 우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그런 미래를 확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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