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라도…" 홍콩공항 폐쇄 사태, 승객들 혼란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8.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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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시위대는 "목표 달성했다"며 12일 상당수 해산… 일부 승객은 시위대 지지

항공편 결항으로 붐비는 홍콩 국제공항의 모습. /사진=로이터항공편 결항으로 붐비는 홍콩 국제공항의 모습. /사진=로이터


12일 오후 4시부터 13일 오전까지 홍콩 국제공항에서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비행편 취소로 공항 내부는 붐비는 사람들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13일 CNN 등에 따르면 홍콩 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6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운영을 재개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항공편은 결항 또는 지연될 것으로 보여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공항 대변인은 "모든 비행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비행 일정 조정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항공사와 긴밀히 협력해 승객들에게 항공편 운항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이날도 0시부터 밤 11시55분 사이 총 310편의 이·착륙 항공편이 취소됐다.

비행 일정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어 공항에 체류 중인 승객들. /사진=AFP비행 일정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어 공항에 체류 중인 승객들. /사진=AFP
미리 결항 소식을 전해받지 못한 승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홍콩에서 호주 멜버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한 여행객은 "공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딱히 갈 데도 없다. 언제 다시 비행 일정이 잡힐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중국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모두 취소되면서 홍콩과 가까운 광저우, 선전으로 가는 비행편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베이징공항에 있던 앤디 찬(30)씨는 SCMP에 "광저우에서 홍콩까지 어떻게 갈지 아직 생각해본 적 없지만 우선 어떻게든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4일째 공항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12일 오후 6시쯤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세계에 알리려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상당수가 공항을 빠져나갔다. 범민주파 입법회 의원 페르난도 청은 "경찰이 어제 최루탄을 발사했던 것으로 보아 공항 내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위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질서 정연하게 떠나라"고 요구했다.

공항을 빠져나가던 시위대와 승객들로 인해 일대 교통은 마비됐다. 이날 오후 7시쯤 공항은 발이 묶인 승객들에게 카우룽역으로 가는 공항 특급열차표를 무료로 배부했지만 SCMP는 "기차가 너무 꽉 차 있어서 한참동안 열차 출입문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공항의 조명이 모두 꺼진 상태를 보여주는 가짜 사진이 나돌았지만 오히려 공항은 어느 때보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공항 내부에는 비행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을 변경하려는 승객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12일 오후 4시(현지시간)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홍콩 국제공항을 지나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사진=로이터12일 오후 4시(현지시간)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홍콩 국제공항을 지나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사진=로이터
일부 승객들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 한국 인천공항에서 홍콩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던 한 관광객은 "내일 출근을 해야 해 불편하지만 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어제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눈을 향해 총을 쏜 것을 보고 몹시 화가 났다"고 말했다.

12일 공항 시위는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경찰이 쏜 콩주머니탄환(bean bag round)에 한 여성 시위자가 눈을 맞아 실명되면서 열렸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 옷을 맞춰 입고 시위대 속에 잠입했으며, 검거 과정에서 4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위 참가 시민들은 한쪽 눈을 가리며 경찰에 항의 표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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