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주도 탄생 재팬디스플레이의 '자금 위기'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8.1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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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자동차 시장 부진 영향
2분기 자기자본비율 '-19.3%'로
자금지원 업체 회견 취소 '의문'
업체는 감원 등 구조조정 추진

/사진=재팬디스플레이 홈페이지/사진=재팬디스플레이 홈페이지


2012년 일본정부 주도로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디스플레이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며 재무 위기에 빠졌다. 최근 자금 수혈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를 실행할 업체들이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JDI는 지난 9일 2분기(4~6월)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보다 12.5% 줄어든 904억엔(1조400억원)이고 영업손실은 274억엔(지난해 2분기는 98억엔 손실)이었다. 순손실은 832억엔(9589억원)으로 여기엔 지난달 가동을 멈춘 하쿠산공장에 대한 손실 처리(516억엔)도 포함됐다.



실적이 나쁜 이유로는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애플 아이폰의 판매 부진과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중국·유럽·미국 등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JDI는 1분기 기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2위(12.3%), 차량용 디스플레이 2위(출하량 기준 점유율 16%)이다.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애플은 LCD(액정표시장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 추진 중인데, JDI는 OLED 후발주자로 뒤처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자금난이다. 5년째(3월 기준) 적자를 보인 JDI는 6월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 19.3%로 추락했다. 3월에는 0.9%였다. 아사히신문 등은 "772억엔(8900억원) 채무초과에 빠졌다"고 전했다.



당초 JDI를 지원하기로 했던 대만업체들이 발을 빼는 등 우여곡절 끝에 중국 자스기금(嘉實基金·하베스트펀드)과 홍콩 헤지펀드 오아시스매니지먼트가 800억엔을 지원하기로 7일 계약을 맺었지만, 9일로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이 취소되며 의문을 낳았다. JDI는 "건강상 이유로 (이들 업체의) 일본 방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만 해명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홍콩기업의 재정 지원 조건에 '중국 당국의 개입이 없는 것' 등이 있어 실제 자금 유입까지는 불투명한 부분들이 있다.

JDI는 자금 지원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사업 지속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인 일본정부 산하 민관펀드 'INCJ(옛 산업혁신기구)'는 지난달 말 400억엔을 빌려주기로 하고 지난 8일 200억엔을 우선 지원했다. INCJ가 업체에 투자한 액수는 지금까지 4220억엔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JDI가 800억엔을 조달한다고 해도, 새로운 자금이 곧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전했다.

한편 JDI는 일본 내 직원 25%에 해당하는 1200명을 감원하고, 12월을 목표로 스마트폰 액정패널 사업부를 분사하는 등 구조개혁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고정비를 연 500억엔 아낀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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