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 한달]'렉서스' 부수기까지…일본車, '아베 악재'에 비명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7.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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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7월 구매 상담 전월보다 41% 급감...일본車 "조용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진출한 일본 자동차업계의 표정이 굳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차량 판매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초기 반응과 달라졌다. 영업 일선에선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7월 상반기(7월 1~15일) 일본차 신차 구매 상담 건수가 전달(6월 16~30일)보다 41% 줄었다. 반면 다른 국가 자동차 브랜드는 약 35% 늘었다.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다른 브랜드가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日 보복 한달]'렉서스' 부수기까지…일본車, '아베 악재'에 비명


올 상반기 토요타(렉서스), 혼다, 닛산(인피니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2만3482대)을 10.3% 늘리면서 하반기를 낙관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계약 물량 출고가 마무리되는 8~9월부터 불매운동의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 22% 역성장하는 가운데 일본차의 질주는 눈부셨다. 디젤게이트와 환경인증 강화로 독일 브랜드가 주춤한 사이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판매량을 크게 높였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3월 말까지 1년간 영업이익(683억원)이 전년보다 12.3%나 늘었다.



하지만 일본 브랜드는 '아베 정부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보고도 본사에 전달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수시로 상황을 일본 본사에 보고하고 있다"며 "처음 예상보다 불매운동 영향이 크고,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영업점은 방문객이 크게 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에서 구월문화상인회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뒤 ‘렉서스’ 차량을 쇠파이프 등으로 부쉈다. 상인회는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할 때까지 ‘렉서스’ 차량을 전시해 놓을 계획이다.


일본 브랜드는 우선 몸을 낮춘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닛산은 지난 16일 주력 모델인 신형 ‘알티마’를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내놨다. 애초 출시행사와 시승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내부 사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최근 한일 갈등이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가능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홍보 활동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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