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28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 이 같이 전망하고 "한국이 소재·부품에서 일본을 '캐치업'(따라잡기)했어도 핵심분야는 전적으로 일본에 기대는 중간재 의존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본이 많은 소재·부품 가운데 반도체 소재 3개(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만 한정해 수출 제한한 것은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반도체 외에 한국 산업의 또 다른 약점인 화학소재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일본 경제보복을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망한 핵심 소재·부품 중소기업을 정부가 집중 육성하고, 대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제품을 개발하는 독일식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311만개 기업 중 3000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중소기업"이라면서 "제조기술이 뛰어난 국가는 대부분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대등한 관계"라고 부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는 일본의 전례없는 수출 규제 정책을 미·중 보호무역 확산과 북한 문제에서 일본이 철저히 배제된 것에 대한 자구책으로 분석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사실상 처음 국제사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베 총리가 북한 문제를 선거에서 이용한데다 미국과 중국, EU(유럽연합)에서도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한 게 한국 수출 규제의 명분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TV용 OLED(유기발광다이도) 패널의 일본 공급제한에 대해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 OLED 패널 수출 제한이 일본에 타격을 주겠지만 상황이 그 정도로 악화되면 양국 관계가 파괴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패'를 그대로 노출해서는 안되고,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대응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한일경상학회 부회장)/사진=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