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에 인민군 정말로 투입할까?

뉴스1 제공 2019.07.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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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성 멘트'일뿐 실제 인민군 투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21일  홍콩에서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21일 홍콩에서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 국방부가 홍콩 정부가 요청할 경우,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히자 미국 국무부가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등 인민군의 홍콩 시위 현장 투입이 홍콩 사태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과연 중국 정부는 정말로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중국 국방부 인민군 투입 경고 : 우쳰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홍콩정부가 요청해 올 경우, 인민군을 시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쳰 중국 국방부 대변인 - 국방부 홈피 갈무리우쳰 중국 국방부 대변인 - 국방부 홈피 갈무리
그는 이날 국방백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과격 시위대가 홍콩에 있는 중국 연락사무소를 공격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계엄법 14조는 홍콩 정부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요청할 경우, 인민군을 홍콩에 배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가 이같이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은 홍콩 시위대가 홍콩에 있는 베이징 연락사무소를 공격,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는 등 베이징 권부를 직접 겨냥했기 때문이다.

홍콩 시위대가 21일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렸다. © 로이터=뉴스1 © News1홍콩 시위대가 21일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 미국 국무부 깊은 우려 표명 : 중국 국방부가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미국 국무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중국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영국과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지켜야 한다”며 “홍콩 시위에 인민군을 투입하는 것은 일국양제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할 경우, 대규모 인명 살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 실제 투입 가능성 크지 않아 :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베이징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첫째, 올해는 천안문 30주년이다. 천안문 30주년을 맞아 중국은 조용하지만 세계는 중국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압박을 더욱 높이고 있다.

만약 베이징이 시위 현장에 인민군을 투입, 시위를 진압한다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홍콩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을 비롯한 전체주의 진영의 맞대결로 비화할 수 있다.



둘째, 중국은 현재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미국이 홍콩 문제를 무역전쟁과 결부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그러나 베이징이 시위 현장에 인민군을 투입, 시위를 무력진압 한다면 미국은 홍콩 문제를 무역전쟁과 연계시킬 가능성이 크다.

하루라도 빨리 무역전쟁을 끝내야 하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당면 과제다. 중국 지도부가 무역전쟁의 확대를 감수해가면서까지 홍콩의 시위를 강경 진압할 이유가 없다.



◇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 인민군 투입 가능성 크지 않아 : 무엇보다 중국 국내에서도 과잉 진압이 필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 - 환구시보 홈피 갈무리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 - 환구시보 홈피 갈무리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홍콩 시위현장에 인민군을 투입할 경우, 홍콩 시민의 반발은 물론 국제적 반발도 엄청날 것”이라며 “베이징 정부가 이를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민군이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홍콩이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의미이지 시위 진압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홍콩 주둔 인민군을 시위 현장에 투입해 시위를 진압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다음 조치가 무엇일까?”라며 인민군 투입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중국 국방부가 인민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베이징을 직접 겨냥한 시위대에 대한 경고성 멘트일뿐 실제 인민군을 투입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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