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시간은 안 중요해"…북미협상, 장기전 간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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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국무부 "北에 시간 줄 것"…트럼프, 재선 위해 내년 11월 대선까지 북핵 협상 끌고 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이 북핵 협상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에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북한에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 강행시 북미 실무협상을 거부할 수 있다는 북한의 엄포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을 재선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내년 11월 대선까지 협상을 끌고가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과의 거래에서 시간은 본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나는 전혀 서두를 게 없다"고 했다. 대북제재 해제 거부와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북미 실무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북한 외무성은 한미연합훈련 '19-2 동맹'이 실시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막 취임했을 당시 북한은 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었다"며 "그건 아주 나쁜, 아주 거친 전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은 훌륭한 만남이었다. 매우 흥미로웠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전격적으로 이뤄진 판문점 북미정상 회동과 관련, 그는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하루 전날 내가 '인사하자'고 한 것"이라며 당시 만남이 사전 기획에 따른 것이 아닌 즉흥적으로 성사된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서 우리의 인질이 돌아왔고, 유해들도 계속 돌아오고 있다"며 "결국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 우린 아마도 그들(북한)을 위해, 전세계를 위해 아주 좋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린 북한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거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갖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조금은 더 창의적일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 외무성의 성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길 고대하고 있다"며 "우린 언제나 대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 협상의 미국측 실무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물밑에서 조용하게 진전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말 판문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3주내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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