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中 생산 베트남 이전…소니·MS도 이사준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7.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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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부과 위험에 생산 다변화…베트남-중국, 對美 수출 희비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 로고. /사진=로이터통신일본 게임업체 닌텐도 로고. /사진=로이터통신


비디오 게임기 '스위치'로 유명한 일본 닌텐도가 생산량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 전량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했는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가 붙을 위험이 커지자 생산기지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중국을 탈출하는 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중국에 생산을 의존해온 다른 게임기 제작사도 닌텐도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닌텐도 측은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이르면 올해 여름 중국 내 생산량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이라며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아직 미국의 높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조처다. 시장분석회사 에이스리서치의 야스다 히데키 연구원은 "미국 관세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하다"면서 "소니와 MS도 비슷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닌텐도는 그동안 폭스콘 등 중국 내 전자기기위탁생산업체(EMS)를 통해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해왔다. 닌텐도가 제품을 설계하면 중국 EMS 업체들이 조립해주는 방식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MS의 엑스박스 등도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무역컨설팅회사 트레이드파트너쉽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게임기의 9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됐다. 앞서 지난달 17일 이들 세 업체가 이례적으로 함께 미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산 게임기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을 공개 요청한 배경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의 추가 관세는 이윤 폭이 크지 않은 게임기 업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미 샤프, 랄프로렌 등 많은 기업이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검토 중인 가운데서 베트남이 이익을 얻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1~4월 베트남의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은 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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