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풀려난 호주 유학생 "간첩 행위 안 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7.1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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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글리,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반박 "간첩행위를 했다는 주장은 분명한 거짓…여전히 북한 관심 있다"

지난 4일 석방돼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는 알렉 시글리. /사진=AFP지난 4일 석방돼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는 알렉 시글리. /사진=AFP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29)가 간첩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석방 닷새 만에 직접 자신에 대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를 하다가 현행으로 단속됐다고 밝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시글리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간첩 행위를 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분명한 거짓"이라며 "내가 NK뉴스에 건넨 유일한 자료는 블로그에 공개된 내용뿐이고 다른 언론들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NK뉴스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다.



시글리는 또 북한에 여전히 관심이 있지만 당분간 북한에 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여전히 북한에 큰 관심이 있고 북한과 관련한 학술 연구와 작업을 하고 싶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는 북한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 속 아주 특별한 장소로 남은 평양의 거리를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고 가깝게 지내온 나의 선생님들과 여행업계 파트너들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시글리를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로 단속했다가 사죄를 받고 추방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시글리가) 반공화국 언론매체들의 사촉(사주) 밑에 유학생 신분을 이용해 평양 시내의 구석구석을 싸다니면서 시탐의 방법으로 수집분석한 자료와 사진들을 수차례에 걸쳐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알렉 시글리는 우리의 내부실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제공하는 간첩행위를 한 데 대하여 솔직히 인정하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한 데 대하여 사죄하면서 용서해줄 것을 거듭 간청했다"고 했다.


시글리는 지난해 4월부터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며 조선문학(국문학) 석사학위과정에 있었다.

그는 또 '통일려행사'라는 소규모 북한전문 여행사도 운영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평양의 자신과 영상을 올리는 등 북한을 소개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25일부터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시글리는 그로부터 열흘 만인 4일 석방돼 중국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모든 사람들이 걱정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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