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가는 '버드와이저', 아시아 시장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7.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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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 최대 11조원대 조달 예상… 현지업체 인수해 중국·베트남 공략 계획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아시아 법인이 19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사진=로이터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아시아 법인이 19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사진=로이터


스텔라, 버드와이저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아시아 법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이를 통해 최대 11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의 다른 주류업체를 추가 인수해 맥주 소비가 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AB인베브의 아시아 법인 '버드와이저 컴퍼니 APAC'는 이달 말 홍콩 증시에 이름을 올린다. AB인베브는 2일부터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로드쇼를 진행한 후, 5일 공모주 모집을 시작해 1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정식 상장될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AB인베브가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98억달러(약 11조4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B인베브는 총 16억주에 달하는 주식 가격을 주당 40~47홍콩달러(약 5982원~7030원)로 책정할 계획이다. WSJ는 "식품 및 음료업체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이며, 올해 81억달러(약 9조4500억원)를 공모한 우버의 IPO도 뛰어넘는다"고 전했다.

이번 IPO로 AB인베브는 아시아 맥주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AB인베브는 아시아 지역 매출의 3분의 2와 수익 절반이 여전히 호주와 한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수입맥주 소비량이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레드번 증권의 트리스탄 판 스트린 분석가는 "중국 사람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값싼 현지 맥주가 아닌 버드와이저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까지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맥주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AB인베브는 조달 자금으로 아시아 지역 다른 주류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다. 태국의 타이베브와 필리핀의 산미구엘 맥주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상장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시장에 접근성을 높이고 그 지역 플랫폼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는 이미 중남미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AB인베브는 브라질 사모펀드 3G캐피탈을 통해 중남미 주류업체들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몸집을 불려왔다.

AB인베브는 스텔라, 버드와이저, 호가든, 카스 등 50여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 28%의 독보적인 1위 주류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를 떠안았다. 지난해 기준 AB인베브의 부채는 1025억달러(약 120조원)으로 이번 IPO로 이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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