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8월 1조2017억달러에서 올해 4월 1조1130억달러로 7.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우디 보유액은 1379억달러에서 1766억달러로 28% 넘게 늘었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 대량 매도 가능성을 내비치며 무역 공격을 퍼붓는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국채가 갑자기 대량으로 시중에 풀리면 가격 폭락, 금리 상승, 자금 조달 비용 급증 등으로 미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의 맹주 경쟁자인 이란과 핵 협상을 맺고, 심지어 미 의회가 사우디를 9·11 테러 배후로 추정하는 입법에 나서자 사우디는 미 국채를 내다 판 바 있다. 당시 사우디 정부는 새 법안 시행으로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기 전에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일시에 시장에 내놓는 것은 물론 다른 자산도 처분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6년 5월 말 1037억달러에 이르던 사우디 보유 미 국채는 불과 4개월 만에 894억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란 핵 협정 탈퇴를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10월부터 계속 미 국채 보유를 늘리면서 최근 1766억달러까지 늘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한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브로맨스(Bromance·남성끼리의 우정)"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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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두둔하는 대신, 사우디는 미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미 국채 매입을 늘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까지 산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의 중동 특사를 지냈던 마틴 인다이크는 블룸버그에 "트럼프와 빈 살만은 서로 손을 닦아주는 관계"라며 "사우디의 미 국채 보유 확대는 양국이 얼마나 친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서로 각자의 이해를 위해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