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허경 기자 =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54)씨가 두바이에서 체포돼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정씨는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자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하고 스위스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인 1998년 6월 해외로 도피, 21년째 잠적했다. 2019.6.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24일 한근씨를 소환해 횡령 등 혐의와 함께 부친인 정 전 회장의 소재를 캐물었다. 한근씨는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를 이유로 두 번째 조사를 미뤄 왔다.
앞서 한근씨는 지난 1997년 11월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를 세우고 회삿돈 3270만 달러(당시 약 320억원 상당)를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근씨는 이듬해 9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검찰은 한근 씨를 상대로 부친인 정 전 회장의 생사와 소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생존해 있다면 96세다.
그러나 검찰은 고열로 화장 처리된 유해의 경우 유전자 감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한근씨의 진술만으로 정 전 회장의 생사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한근 씨가 부친의 강제송환을 막고 도피 경로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최근까지 키르기스스탄에 머문 것으로 확인하고 정 전 회장의 국내 송환을 추진해왔다. 법무부도 키르기스스탄 당국에 정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요청해놓은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