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하늘길 通하는' 항공예약"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9.07.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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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영준 리브햇 대표 "모바일 항공예약 사각지대 해소"

김영준 리브햇 대표/사진=고석용 기자김영준 리브햇 대표/사진=고석용 기자


“압도적 혁신기술이 아니라도 누군가에겐 혁신적인 서비스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영준 리브햇 대표(37)는 자사 서비스 ‘티켓무라’를 이같이 설명했다. 티켓무라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모바일 항공예약 서비스다. 김 대표는 “광고플랫폼 회사에서 근무한 20대 때부터 중국을 자주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항공 부킹엔진에 관심을 가졌다”며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했지만 정작 수요가 많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걸 발견하고 특화서비스를 내놓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언어장벽, 신용 미보장 등의 이유로 내국인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모바일 항공예약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 그는 “반월·여수공단 등의 동남아시아 외국인 노동자들은 통상 다문화거리의 식료품가게 등에서 알음알음 항공권을 구매한다”며 “이 과정에서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예약사고 등 문제를 겪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티켓무라는 현지언어 서비스와 현지카드 결제기능 등을 추가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OCR(광학문자판독) 기술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정보입력 정확도를 높이고 결제수단 등을 사전점검해 발권사고를 방지했다. 기존 여행사가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서비스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티켓무라를 통해서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내국인처럼 간편하고 저렴하게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서비스가 ‘대단한 혁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티켓무라는 항공권 부킹엔진, OCR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지만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혁신기술은 아니다”라며 “다만 혁신의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에게 특화된 혁신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리브햇의 티켓무라 애플리케이션 작동화면 / 사진=리브햇리브햇의 티켓무라 애플리케이션 작동화면 / 사진=리브햇
리브햇이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면서 국내외 여행사의 러브콜도 이어진다. 리브햇은 투어벨여행사 등 국내 여행사들과 항공 부킹 관련 기술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하반기 안에 베트남, 몽골 등 현지 여행사와 협력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매출도 발생했다.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지방대학과 연계한 어학연수 등 부가서비스를 노리게 된 것. 리브햇은 비즈니스모델을 이처럼 확장해 올해 연매출 5억원 이상을 기대한다.

투자자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리브햇은 지난해 포스코기술투자로부터 1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올해 초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프로그램 팁스(TIPS)에도 선정돼 사업화·R&D(연구·개발) 등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티켓무라의 서비스를 고도화해 해외로 나가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완성해 아직 대형 항공예약시스템이 자리잡지 못한 동남아·중앙아시아 등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동남아 등에서 ‘비행기 타려면 티켓무라’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지금처럼 타겟시장을 꼼꼼히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면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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