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은 재개했는데, 기대치는…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06.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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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앞두고 실무협상 준비
中 관영매체 "한번 만남 모든 문제 해결 힘들어"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위원회' 원탁회의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위원회' 원탁회의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을 앞두고 양국 실무협상팀이 사전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새로운 단계의 협상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 "내일쯤 상대와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전에 오사카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그(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언제 실제 협상이 재개될지는 현시점에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대화를 하고,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경쟁우위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협상테이블에 복귀하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양국 간 무역 관계를 불균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글로벌 CEO 위원회' 원탁회의에 참가했다. 이 행사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매년 주요 글로벌 기업인과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참가한 이들 중에는 미국의 화학기업 다우, 화물운송회사 UPS, 제약회사 화이자, 기기제조업체 허니웰인터내셔널 CEO가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방문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진행된다"면서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을 일주일 앞둔 중요한 순간에 중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뒤 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진행된 2020년 대선출정식에서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좋은 합의가 있을 수도 있고, 아무 합의도 없을 수도 있다"며 "그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매년 중국에 5000억달러(약 600조원)를 빼앗기고 있다. 무슨 일이 있을지 지켜보자"고 했다.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했음에도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은 낮다. 싱가포르의 치홍탓 무역·산업·교육 장관은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의 싱크탱크 중국과세계화센터 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배후에 있는 상호불신이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히 무역 또는 기술, 민족 등에 관한 것이 아닌 '문명의 출동'"이라면서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신뢰' 부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20일자 사설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양측의 주요 이견을 즉시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서로 심각한 분위기에서 대화하고 있지만, "단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에는 양측의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의 만남이 새로운 단계의 협상 시작이 될 수는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에도 두 정상이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좋은 협상 결과는 종종 대화보다 싸움을 통해 얻어진다"며 "중국은 버텨야 하며 두려워 말아야 한다"고 강경한 자세를 내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쌓인 수출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펄럭이는 미 성조기. /사진=AFP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쌓인 수출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펄럭이는 미 성조기.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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