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되는 금리인하 기대감, 시점은 '유동적'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6.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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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미중 무역협상에 따라 금리인하 시점 달라질 것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성명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기대감은 유지됐지만 미·중 무역협상의 전개 방향에 따라 인하 시점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는 선반영 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8.46포인트(0.15%) 오른 2만6504.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8.71포인트(0.30%) 상승한 2926.4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33.44포인트(0.42%) 뛴 7987.32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 중에선 애플과 알파벳이 약보합, 나머진 강보합세였다.

이날 보합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성명이 발표된 오후 2시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연준의 금리 등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화정책 성명에 그동안 포함 시켜왔던 '통화정책에 있어 인내심을 갖겠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대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로 삽입했다.



이 문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컨퍼런스에서 한 연설의 문구와 일치한다. 연준이 사실상 금리동결 기조를 접고 금리 인하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연준 위원들은 좀 더 지켜보길 원했다"고 말했다. 경기지표 악화나 무역전쟁 격화 등 금리 인하의 근거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리인하 시기는 이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일단 미·중 무역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최근 미국 경기가 하강 국면이 아닌 회복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둔화(soft patch)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명확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금리 인하 결정은 충분히 미루어질 수 있다"며 "연준의 ‘인내심’은 사라졌으나, ‘신중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리 인하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는 이미 선반영 돼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상승보다는 차익 실현 매물 출회를 유의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긍정적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상승보다는 차익 실현 매물 출회를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의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언급했던 점을 감안할 때 다음 주 미·중 정상회담 이전까지는 지속적인 관망 속에 제한적인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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