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내 현충관에서 엄수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사회장 추도식에서 조사를 읽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금 가시는 그곳에는 고문도 없고 투옥도 없고 연금도 납치도 없고 사형선고도 없을 것"이라며 "그곳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편안함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영호남 상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꾸준히 나아가겠다"며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헤쳐온 여사님 생애를 두고두고 기억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겠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내 현충관에서 엄수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여권 인사들은 이 여사의 배려를 떠올리며 추모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선거 기간이면 지원 유세를 오셔서 '아들 같은 문희상, 조카 같은 문희상'을 도와달라고 호소하셨다"며 "아마도 80년대 새끼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정권의 핍박을 받으며 접경지역 선거구에서 뛰던 저를 많이 안쓰러워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내 현충관에서 엄수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 시각 인기 뉴스
학생운동을 하며 김 전 대통령과 정치를 시작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동교동에서 아침마다 당직자 모여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을 먹을 때 와서 챙겨주시던 모습이 다시금 새롭게 기억이 난다"며 "이제 여사님이 영원한 동행을 해온 동지였던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내 현충관에서 엄수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내 현충관에서 엄수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범 여성계를 대표해서는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추도사를 읽었다. 장 전 장관은 고인에게 "오늘은 선배님이라고 부르겠다"며 "평생의 동지이자 너무나 사랑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께 선배님을 보내드리고 이제 선배님의 꿈을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 전 장관은 "'여성지도자'라는 호칭이 자칫 선배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절반에게만 여성에게만 가두는 길이 아닐까 고민도 했지만 아니었다"며 "여성운동은 기본적인 인권운동이자 사회운동"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재야 민주단체를 대표한 김상근 KBS 이사장(목사)은 이 여사가 민주화 운동 당시 구속자 석방 시위에 앞장섰던 것을 회상하며 "당신이 우리 가운데 계셨다는 것, 우리와 함께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큰 복이다"라며 "이제 편히 쉬시길 바란다. 힘써 당신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 앞서 이 여사의 장례 행렬이 오전 6시30분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했다. 이후 장례위원회는 생전에 이 여사가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추모 예배를 치렀다.
예배에서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과 말씀의 울림이 컸던 것도 여사님의 흔들림 없는 양심의 소리와 민주주의를 향한 불굴의 의지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추모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발인이 엄수된 14일 오전 장례예배를 마친 동교동 사저(침실)에서 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 여사는 추도식 후 국립서울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역 옆에 함께 안장된다. 설훈·이석현 민주당 의원 등 장례위원 10여명과 유족들이 안장을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