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희호 여사 별세에 조문단 파견할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6.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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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DJ 서거 때에도 조문단 파견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 만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이자 영원한 동반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향년97세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그간 노환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병세가 악화돼 오후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  사진은 2016년 9월 7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뉴스1 DB)2019.6.10/뉴스1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이자 영원한 동반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향년97세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그간 노환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병세가 악화돼 오후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 사진은 2016년 9월 7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뉴스1 DB)2019.6.10/뉴스1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하면서 북한의 조문단 파견 가능성이 주목된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국면이라 조문단이 파견된다면 대화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과거 남북관계 개선에 앞장 선 남측 인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보낸 전례가 있다.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 당시 북한은 하루 다음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다.

이어 같은 달 21일 김기남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의 조의방문단을 서울에 파견했다.



당시 조문단은 조의를 표한 뒤 서울 방문 이틀째인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났고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의방문단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 동시에 특사 파견까지 이뤄진 것이다.

2001년 3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별세 당시에도 북한은 송호경 당시 통전부 부부장 등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했다.


북한은 2008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에는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다. 같은 날 2차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은 당시 조문단은 파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전례와 더불어 이희호 여사가 남북관계에서 남긴 굵직한 기록들도 조문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희호 여사는 2000년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에 영부인으로 동행했고, 2011년 12월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이희호 여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후 처음 만난 남한 인사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방북 기간 이 여사는 당시 조문에 함께 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만났다.

이희호 여사는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던 2015년 8월에도 북한을 다녀왔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초대했다.

다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측에 대한 접촉을 피하고 있는 걸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측이 조문단 파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측은 최근까지 한미공조를 비난하며 대남 압박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조문단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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