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보릿고개’…하반기 반등할까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06.0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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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불확실성에 중동‧아시아 일감 줄어…하반기 수주 회복 기대 관측도

건설사 해외수주 ‘보릿고개’…하반기 반등할까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이 부진하다. 중동지역의 정세불안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중국·인도업체의 저가수주 공세 등으로 수주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은 최근 10여년 동안 가장 낮았던 2016년(282억달러)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200억달러 초반 수준에 겨우 턱걸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은 8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136억달러) 35% 감소했다.
 
전년 대비 지역별 수주물량을 보면 아시아가 80억달러에서 52억달러로, 중동이 39억달러에서 12억달러로 각각 35%, 69% 줄었다. 유럽(3억달러→17억달러) 태평양·북미(2억달러→3억달러)지역 수주는 조금 늘었지만 전략적 요충지인 중동과 아시아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동지역의 정세불안에 따른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강화된 가운데 최근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유가 흐름이 불안정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대 안정적 흐름이어야 산유국 발주처들이 시설투자를 늘리는데 정세불안으로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1분기 실적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인건비가 낮은 중국, 인도, 터키 등 후발주자들이 도로 등 토목분야에서 저가수주전에 나선 것도 국내업체들의 해외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 고도의 시공기술력이 필요한 플랜트분야 외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국내업체들이 시공품질뿐만 아니라 설계기술력을 키워야 해외수주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업체의 해외수주 실적은 2010년 71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까지 연간 600억달러대를 유지했으나 저유가가 본격화한 2015년 이후 연간 수주실적은 200억~300억달러대로 떨어졌다.
 
현재까지 누적 실적을 고려하면 올해 해외수주 규모는 지난해(321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하반기엔 실적반등이 기대되는 만큼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이라크에서 2조9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수주했고 하반기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에서 추가 일감 확보를 노린다. 쌍용건설도 최근 두바이와 적도기니에서 42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고 대우건설은 하반기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신규 수주를 기대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발주절차가 지연된 중동 석유화학 플랜트공사 신규수주가 올 하반기에 다수 확정되면 연간 해외수주액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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