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불쌍했던 소년, 동물 안 괴롭히는 7조 고기회사 세우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6.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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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어린 시절, 농장 경험한 뒤 육식에 문제의식
"윤리적 소비 젊은층 공략해 시장 키우겠다"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동물과 고기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비욘드미트의 최종 목표다."

지난달 2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비욘드미트(Beyond Meat)'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이던 브라운의 말이다.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육류 대체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비욘드미트는 상장 첫날 163% 급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브라운 CEO는 회사의 이 같은 주가 급등세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상장 당일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일"이라면서 "지금 잠깐의 시장 관심에 만족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브라운 CEO는 식물성 고기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 대체육 시장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품개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금 주로 판매되는 햄버거 패티보다 제대로 맛을 구현하기 어려운 식물성 스테이크와 베이컨 등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현재 판매 중인 제품들을 개선하면 기존 제품들을 어떻게 폐기할지 걱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브라운 CEO는 2009년 비욘드미트를 설립했다. 그는 고기 가공을 위해 동물을 대량 사육하고 도축하는 시스템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결국 이런 문제의식이 미주리대 연구진 두 명과 함께 대체 육류제품 개발에 뛰어들게 했다. 그는 대체육의 성공 가능성으로 △건강 △환경보호 △자원보존 △동물복지 등 4가지 요소를 꼽았다.



그가 특히 동물복지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에는 어린시절 경험이 작용했다. 브라운 CEO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미국 메릴랜드주의 젖소 농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그는 "농장에서 일하는 동안 동물들이 도축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고기를 먹기 위해 반드시 동물이 필요한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브라운 CEO는 앞으로 비욘드미트에 더 많은 잠재고객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육식이 나쁘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할 순 없다"면서 "우리의 타깃은 채식주의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모두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에서 '비욘드 버거'를 구입한 사람의 93%가 동시에 동물성 식품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밀레니얼들의 '윤리적 소비'에서 대체육의 시장성을 찾는다. 브라운 CEO는 "환경을 위해 테슬라 전기차를 사려면 돈이 많이 든다"며 "비욘드 버거를 구입하고 자신의 신념을 자랑하는 데는 고작 6달러가 들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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