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욘드미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에서 '비욘트 미트'(Beyond Meat)는 104.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만에 공모가 25달러의 4배를 넘은 것으로, 시가총액은 한국 돈 7조4000억원이 넘는다. 지난달 2일 상장한 이 스타트업은 첫날만 163% 폭등하며 2000년 이후 데뷔일 최고 기록도 세웠다. 투자자들은 우버, 리프트 등 올해 상장한 쟁쟁한 업체들을 제치고 푸드테크업체로 몰렸다. 이미 빌 게이츠, 돈 톰프슨 전 맥도날드 CEO(최고경영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투자했으니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패트릭 브라운 스탠퍼드대 생화학교수가 창업했다. 역시 햄버거패티를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기준 5000곳 식당에 공급됐다. 올해 4월에는 버거킹과 제휴한 '임파서블 와퍼'가 미국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한달 간 방문자가 전달보다 16.8% 늘었다. 다른 버거킹 매장은 이 기간 오히려 1.8% 감소했다.
이들 고기의 맛은 정말 고기 같을까? 2013년 미국의 한 대형마트는 비욘드미트의 닭고기 샐러드와 다른 업체 '진짜 닭고기' 샐러드의 가격표를 바꿔 붙였다가 리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때까지 항의를 한 고객은 없었다. 맛을 구현하는 기술력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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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미트 '햄버거패티'를 직접 요리한 결과. 모양, 식감, 색 등이 '진짜 고기'와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맛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소비자들은 두 제품에 대해 대체로 맛, 식감, 향 등이 고기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대체육류의 인기가 커지면서 네슬레, 타이슨푸드, 맥도날드, 이케아 등이 잇따라 시장에 들어왔거나 진출을 준비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식물성 돼지고기를 만드는 홍콩의 옴니포크가 최근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도 롯데푸드, 동원F&B, CJ제일제당 등이 이 시장에 들어왔다.
콩의 '뿌리혹 헤모글로빈'에서 '헴'을 추출해 제조 중인 '고기'에 넣는 모습. /사진=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매출 8793만달러로 1년 전(3260만달러)의 2배 넘는 실적을 올리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대체육류에 대해 소비자가 좋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건강, 그리고 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다. 동물 단백질을 얻는 데는 같은 양의 식물 단백질을 얻을 때보다 물 4~25배, 화석연료 6~20배가 더 필요한데 이런 문제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지난해 전세계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육류를 먹을 생각이 있다"는 사람은 42%(한국 35%, 미국 38%)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이러한 추세를 주도한다"면서 "이들의 소득이 늘면서 소신대로 소비한다"고 전했다.
물론 대체육류가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우선 가격이다. 북미 지역에서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 가격은 고기 패티보다 최대 71% 비싸다. 버거킹의 임파서블 와퍼도 일반 와퍼보다 1달러가량 가격이 높다. 비욘드미트는 5년 내 고기보다 싸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건강 관련 지적도 있다. 식물성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건강에 좋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임파서블푸드가 헴을 배양하는 것을 두고는 유전자 조작 비판도 나온다. 또한 이 산업이 커질수록 '고기'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한 기존 육류사업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다만 대체육류 시장 자체가 확대된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공감한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의 알레프팜스(Aleph farms)는 고기 세포를 배양해 만든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식물성 고기와는 다른 방식이다. 이케아의 외부실험실인 '스페이스10'은 벌레 단백질을 이용한 육류를 만들고 있다. 미래 음식은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 LA다저스 구장에 등장한 채식소시지(메뉴 맨 아래). 아직 가격은 대체육류가 넘어야 할 벽이다. /사진=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