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몽골자치구에 위치한 한 희토류 공장에서 희토류의 일종인 란타넘이 액체상태로 틀에 부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은 매년 12만t의 희토류를 생산한다. 세계 전체 생산량의 70%다. 호주(2만t)는 물론 미국(1.5t)도 희토류를 생산하지만 중국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이 과거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자신했을 정도다. 수출량도 많아서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 약 1만8557t 가운데 80%가 중국에서 온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금까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희토류는 뺀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0일 희토류 주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를 찾아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다. 기술 수준을 꾸준히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시 주석 시찰에 미국과의 무역협상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까지 동행하면서 미국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중국 정부의 경제기획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등이 잇따라 공식적으로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무작정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것은 중국에게도 큰 부담이다. 중국은 이미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갈등을 빚던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 희토류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고조됐다. 미국의 희토류 생산업체 몰리코프 미네럴스가 에스토니아 희토류 생산업체 사일멧을 인수해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일본의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 등은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Nd)을 사용하지 않는 고성능 모터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로 국제적인 신뢰도 잃었다. 2014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의 제소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조사했으며 최종 협정 위반으로 판정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유감을 표명했지만 결국 이듬해 희토류 수출쿼터(할당)제를 10년 만에 전격적으로 폐지한다. WTO 판정에 승복한 셈이지만, 특허소송이나 자원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희토류 패권' 유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