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경고했다"…'희토류 무기화' 놓고 험악해진 中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5.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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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1979년 이후 처음 쓰이는 표현…中 "미국, 자아도취에서 깨어나면 자급자족하게 될 것"

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게재한'미국은 중국의 보복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는 제목의 사설./사진=인민일보 캡쳐.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게재한'미국은 중국의 보복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는 제목의 사설./사진=인민일보 캡쳐.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미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 과정에 전쟁 직전에나 쓰였던 어구까지 동원해 양국 사이 긴장을 한층 높였다.

29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은 중국의 보복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리 말한 적 없다 하지 말라(勿谓言之不预)"는 표현을 통해 경고의 의미를 강조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인민일보가 이전 사설에서 '勿谓言之不预' 문구를 사용한 적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1962년 중국이 인도와 국경 분쟁으로 인해 전쟁을 벌이기 전, 1979년 베트남과의 전쟁을 앞둔 시점을 말한다. 전쟁 직전에나 쓸 표현을 사용한 점은 무역전쟁과 관련한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중국은 세계 제일의 희토류 생산 대국이자 최대 희토류 자재 공급국"이라며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변화로 희토류 원소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5%,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사설은 미국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한 희토류를 이용해 생산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미국이 만든) 제품이 오히려 중국을 압박하고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인다면 중국 국민들은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공급망 장악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자아도취의 빈 환희에서 깨어나면 자급자족하게 될 운명에 처해있다"며 맹비난했다.

또한 "중국과 미국의 산업은 상호 보완적이기에 양국 간의 분쟁은 서로 상처를 입히고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의 개발권과 자국 이익을 보호할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미국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는 27일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이용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쓴다면 인민들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0일 시진핑 주석은 류허 부총리와 함께 희토류 업체를 시찰하며 "중요한 전략자원"이라며 희토류의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대립이 일 때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원소 15개와 스칸듐·이트륨 등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모두 일컫는 말이다. 화학적 안정성과 높은 열전도율을 지닌 희토류는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자동차 등에 필수적이고 원자로 제어제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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