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은 깜깜이·금수저 전형"…목소리 높이는 '수능파'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9.05.22 15:24
글자크기

"불공정·사교육 유발" 주장…현재 수능에 문제 있다는 지적도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학생부종합전형 무엇이 문제인가?'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학생부종합전형 무엇이 문제인가?'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수능파'들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들어 '깜깜이·금수저 전형'이라며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인프라가 성숙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성평가를 무리하게 도입,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것. 또 고액컨설팅 등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교나 부모의 상황이나 재력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불공정 경쟁 구도를 조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종 무엇이 문제인가' 대입제도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종배 공정한사회를위한시민모임(이하 공정모임) 대표는 "학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라며 "10년간 찾지 못한 공정성을 이제 찾을 수도 없는 만큼, 더 이상 이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공정모임은 수능 비중 확대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수능파'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학종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지적하며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학종은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실은 부모의 재력과 학교의 현황, 교사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불공정 제도로 전락했다"며 "학종을 80%까지 적용하는 대학이 나오면서 신뢰도 제고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학종의 취지를 강조하며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하지만 10년 동안 개선되지 않은 공정성이 이제 와 개선될 수 있겠느냐"며 "학생들이 불공정한 대입제도를 당연시 여기고 출신 배경에 따른 불이익을 담담히 받아들이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토론자들도 학종의 불공정성과 사교육 유발 등 부작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대표로 토론에 참여한 이윤희씨는 "관계자들은 학종 준비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지만 추상적이고 막연해 결국 고액 컨설팅 업체를 찾게 된다"며 "대입을 겪으면서 가짜 스펙을 위해 컨설팅 업체를 찾고 아이에게 거짓을 가르쳐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도 "명분이 타당하더라도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교육인프라가 성숙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쉽지 않다"며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면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수능을 확대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수능파와 학종파 모두 현존하는 형태의 수능이나 학종을 지키려 매우 보수적인 태도로 논쟁하고 있다"며 "현재의 수능도 객관식 시험이라는 점, 상대평가라는 점과 국·영·수 중심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