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같지 않은 담배…'쥴' 한국 시장 진출(종합)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5.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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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죠즈 등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 예고

 쥴 랩스 아담 보웬(왼쪽), 제임스 몬시스 설립자가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JUUL)'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쥴 랩스 아담 보웬(왼쪽), 제임스 몬시스 설립자가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JUUL)'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미국 액상전자담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쥴(JUUL)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쥴 출시로 아이코스·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지배했던 국내 전자담배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고된다.

쥴랩스코리아는 22일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액상전자담배 '쥴'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쥴 디바이스는 폐쇄형 시스템(CSV·Closed System Vaper)의 액상전자담배기기로 별도 버튼이나 스위치가 없어 사용이 간편하다. 일반 담배 연소 때 발생하는 담배 연기와 담뱃재로부터 자유로워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담배 같지 않은 담배 만들기"…쥴 아시아 진출 첫 국가로 한국 선택= 쥴 디바이스와 액상 팟은 일반 담배에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책을 찾는 성인 흡연자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쥴은 일반 담배(궐련) 흡연자였던 제임스 몬시스와 아담 보웬이 2000년대 중반 스탠퍼드대학교 디자인스쿨 재학 중 일반 담배 대안책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만들었다.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15년 미국에서 첫 출시됐다.



아담 보웬 쥴랩스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는 "쥴을 개발하겠다고 마음 먹기 전에 이미 12년간 흡연을 해왔다"며 "상당수 흡연자가 건강 문제를 우려하고 있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몬시스 쥴랩스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는 "쥴은 일반 담배와 전혀 닮지 않았고, 담배 맛도 나지 않는다"며 "혁신을 통해 일반 담배로 야기되는 심각한 건강 문제, 간접흡연 피해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쥴은 미국을 비롯 캐나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서 판매된다.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이 첫 진출 국가다. 켄 비숍 쥴랩스 아시아지역 국제성장부문 부사장은 "전 세계 흡연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쥴랩스의 목표를 실현하는데 가장 우선 순위에 있는 지역으로 수많은 국가 중에서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의 대안?" vs "청소년 등 새로운 흡연자 유발" = 쥴은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에 대한 대안책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기존 흡연자보다 청소년 등 새로운 흡연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많다. USB 같은 예쁜 디자인과 휴대하기 쉽고 냄새도 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비숍 부사장은 "청소년 흡연을 철저하게 예방할 것"이라며 "규제 당국에서 우려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여러 부분에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소셜미디어는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쥴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니코틴 함량을 기존 4~5%보다 낮은 1% 수준으로 조정했다. 보웬 쥴랩스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는 "니코틴 함량은 전 세계 국가마다 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며 "한국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쥴랩스코리아가 '쥴'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정혜윤 기자. 22일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쥴랩스코리아가 '쥴'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정혜윤 기자.
◇쥴, 일반 담배보다 낮은 세금…KT&G 등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 예고= 쥴 디바이스는 USB 충전 도크와 함께 키트로 구성돼 3만 90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슬레이트와 실버 총 2가지 색상이다. 팟은 1ml 당 10mg 미만 니코틴이 함유됐다. 프레쉬, 클래식, 딜라이트, 트로피컬, 크리스프 등 5가지 종류다. 4개 팟으로 구성된 리필팩 가격은 1만 8000원, 2개 팟으로 구성된 리필팩 가격은 9000원이다. USB 충전 도크는 별도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5900원이다. 쥴 디바이스와 팟은 24일부터 서울 GS25, 세븐일레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판매된다.

쥴 팟 1개당 가격은 4500원으로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이지만, 세금은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쥴은 현행법상 액상형 전자담배로 분류돼,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이 적용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1ml당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 건강증진부담금 525원, 개별소비세 370원, 폐기물부담금 24원 등 부가세를 제외한 총 1823원의 담뱃세를 부과한다. 쥴은 니코틴 함량 0.7ml을 적용한 세금을 부과받는다. 이 때문에 현재 일반 담배의 90% 수준까지 올라온 궐련형 전자담배 등과의 형평성 논란도 있다.

쥴 출시에 대응해 국내 담배 업계 1위인 KT&G는 27일 CSV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lil vaper) 출시를 예고했다. 글로벌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 역시 다음달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안으로 한국을 포함한 액상형 전자담배 글로벌 론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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