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성장'도 막는 악재…무역분쟁·주52시간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9.05.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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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6.7조 추경안 반영한 성장률 전망치 2.4% 제시, 잠재성장률 2.6~2.7% 밑돌아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DI는 올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2.4% 성장한 후 2020년에는 완만하게 회복되며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05.22.    ppkjm@newsis.com【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DI는 올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2.4% 성장한 후 2020년에는 완만하게 회복되며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05.22. [email protected]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경기 진단은 '위기는 아니지만 악화 흐름은 분명하다'로 요약된다. 전망은 더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 최저임금 및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 등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다. KDI는 단기적으론 재정·통화 정책은 확장적으로 가되, 중장기적으론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올해 성장률 2.6%→2.4%…6.7조 추경안 반영

KDI는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과 비교해 0.2%포인트 낮은 2.4%로 제시했다. 전날 올해 한국 성장률을 지난 3월 전망 대비 2.6%→2.4%로 낮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판단이었다. KDI는 성장률 전망에 정부가 편성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를 반영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총평했다.

직전 전망과 비교해 투자. 소비 등 내수와 수출 모두 나빠졌다. 예상보다 심한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부진이 부정적 전망을 키운 요인이었다. 금액 기준 수출은 3.8% 증가에서 6.0% 감소로 전환했다. 미-중 간 관세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꺼지고 있는 영향이다.



내수 쪽에선 설비투자를 1.3% 증가→4.8% 감소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면서다. 세계 교역 둔화도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설비투자를 악화시켰다. 건설투자(-3.4%→-4.8%)는 감소세가 확대됐다. KDI는 토목, 건축 등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는 3.5%→3.3%로 증가세가 약해졌다. 그 동안 정부가 재정을 풀면서 정부의 소비 기여도는 컸다. 그러나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하락하면서 소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잠재성장률 2.6~2.7% 밑돌아
KDI는 올해 성장률 2.4% 중 내수,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는 각각 1.3%포인트, 1.1%포인트라고 했다. 직전 전망에서 내수, 순수출 기여도는 각각 2.0%포인트, 0.7%포인트였다. 순수출 기여도가 늘었다고 긍정 평가하기 어렵다. 수출 감소 규모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커서 발생한 증가이기 때문이다.



KDI는 또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6~2.7%)을 밑돈다고 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갖고 있는 자본, 노동,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활용해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면 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다.

앞으로 한국 경제를 위협할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노동시장정책 부작용을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할수록 수출주도국가인 한국은 타격받을 수 밖에 없다.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은 △임금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비용 확대로 인한 투자 감소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2019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출되면서 2.4%의 경제 성장룰을 보이고 2020년에는 완만히 회복되면서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5.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2019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출되면서 2.4%의 경제 성장룰을 보이고 2020년에는 완만히 회복되면서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5.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도체 회복 속도에 따라 성장률 달라져
KDI는 세계 반도체 수요가 언제 얼마나 회복하는지에 따라 성장률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초연금, 근로장려세제(EITC)등 사회안전망 강화정책은 긍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소득 증대→민간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KDI는 시계열을 넓혀보면 경기 부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착화된 저성장 흐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2.9%), 2017년(3.1%), 2018년(2.7%) 성장률 반등은 건설·반도체 호황에 기댄 일시적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혁신 등 생산성 제고 노력이 없다면 2020년대 1%대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단기적으로 대내외 수요 위축에 대응하려면 재정정책,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장기적으로 인구 고령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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