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12만명 파병? 한다면 더 많이 보낼 것"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1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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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거나 핵무기 개발에 다시 나설 경우에 대비해 12만명의 병력을 중동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와 관련, 만약 군대를 보낸다면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가짜 뉴스인 것 같다"며 "물론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그런 계획을 세우지 않기를 바란다"며 "만약 계획을 세우게 된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앞서 NYT는 미국 국방부가 이란의 군사적 도발에 맞서 최대 12만명의 군 병력을 중동지역에 파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12만명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파병된 병력에 근접한 규모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이번 작전계획은 '대(對)이란 강경론자'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의 요구를 반영해 작성된 것으로서 당시 회의엔 볼턴 보좌관을 비롯해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안보 분야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이 같은 보도에 이란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움직이면 우리도 ‘그들의 머리를 칠 것(hit on the head)’”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이 미국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던 중동의 핵심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선 최근 유조선 습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소속 유조선 2척을 포함한 상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북동부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 공격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을 연결하는 해역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하는 원유가 수출되는 경로로, 전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가운데 3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다.

이란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사우디 유조선 공격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이 무슨 짓을 하든 크게 고통받을 것"이라며 "굉장히 나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이란이 미국의 이익을 겨냥해 무슨 짓을 벌인다면 굉장히 나쁜 문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나쁜 문제'가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화해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알 것"이라며 "그들(이란)은 내가 말하는 게 뭔지 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고 그들(미국)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란과 세계 주요 6개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독일)이 체결한 2015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했으며 최근엔 이란산 석유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이란이 후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불안이 높아지자 미국은 인근 지역에 항공모함과 전투기 등을 전개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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