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후 추락에 파업까지…체면구긴 우버·리프트, 긱 경제 총아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5.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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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리프트 등 차량공유업체 상장 후 주가 '고전'…임금 삭감 외 적자 사업구조 탈피 위한 방안 모색해야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지난 8일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의 파업은 회사 및 그의 투자자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다. 파업이 사업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사업의 근본적 결함을 지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주식시장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고전 중인 북미지역 1,2위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운전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지만 만일 회사가 임금 인상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적자 사업구조'에서 더욱 탈피하기 어려운 상황을 꼬집었다.



지난 3월 말 증시에 상장한 리프트의 현재(10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72달러) 대비 30% 가까이 내린 51.09달러다. 또 지난 10일 증시에 첫 데뷔한 우버도 공모가(45달러) 대비 7.62% 내린 41.57달러에 첫 거래를 마감했다.

한 때 떠오르는 긱 경제(Gig economy·임시직 경제)의 대표주자이자 전에 없던 공유플랫폼 사업으로 각광받던 우버와 리프트에 투자자들이 베팅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부진한 수익성이 꼽혔다.



상장 전 우버가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버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13억달러(12조8458억원), 영업손실액은 30억4000만달러(3456억원)다. 또 최근 3년간 100억달러(11조368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후 추락에 파업까지…체면구긴 우버·리프트, 긱 경제 총아들
또 지난 7일, 상장 후 첫 실적을 발표한 리프트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95% 늘어난 7억7600만달러(9075억원), 순손실액(net loss)은 전년 동기(2억3400만달러)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11억3700만달러(1조3296억원)라고 밝혔다. 손실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직원에 대한 주식 보상 등 상장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를 차치하면 전년 동기(2억2840만달러)와 비슷한 2억1150만달러로 집계됐다.


두 회사 모두 이용객수 증가에 따라 매출액이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에 자본투입이 커 이렇다할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두 회사는 상장 전까지는 적자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지분을 가진) 벤처투자자들이 상장시 보상을 받을 것을 희망하면서 손실을 보조할 의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벤처투자자들과 달리 개인 주주들은 지속적인 손실에 대해 훨씬 덜 관대하다"며 "리프트와 우버는 적자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 및 리프트 운전자들의 파업이나 이탈은 회사에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지난 8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보스톤 등 10개 대도시와 영국, 호주 등에서는 주요 출근시간(오전 7~9시) 혹은 24시간 내내 애플리케이션(앱)을 꺼두는 방식으로 일부 운전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빈곤급여(poverty pay)'에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임금 인상 및 우버에 지불하는 수수료 인하를 주장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경제정책연구원(Economic Policy Institute)의 2018년 5월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난뒤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우버 운전자 평균 임금은 9.21달러였다. 이 시급은 현재 미 연방 최저임금(7.5달러)보다는 높지만 야후파이낸스가 집계한 서비스 근로자 평균 시급(13.51달러)보다는 낮다. 최근 미국에서는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저임금 탓에 우버나 리프트의 운전사 노릇을 하는 직원들의 이탈률도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5~2016년 미국 공유운전자 중 68%가 출발 후 6개월 이내 운전을 중단했다.

이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인센티브나 운임 인상은 회사의 수익 부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데 실제 우버는 투자설명회에서 "손실 억제를 위해 운전자들의 인센티브를 줄이고자 한다"며 "그 결과 운전자들의 불만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버나 리프트 운전자들은 파업을 하면서 경영진이 수 십~수 백 억원대 연봉을 챙기는 등의 불공정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아울러 언제쯤 회사가 자율주행 서비스 전환을 위해 운전자들을 내몰지를 결정하는 요인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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