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5성 호텔서 왜 총격?…"中 국부 탈취"주장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5.13 15:48
글자크기

과다르, 中 일대일로 핵심 거점…반군 "독립 전까지 어떤 투자도 용인할 수 없다"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라고 주장하는 트위터 계정. 펄 콘티넨털 호텔 총격의 책임을 자처하고 있다. 현재 이 계정은 이용이 정지된 상태다. / 사진=트위터 캡쳐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라고 주장하는 트위터 계정. 펄 콘티넨털 호텔 총격의 책임을 자처하고 있다. 현재 이 계정은 이용이 정지된 상태다. / 사진=트위터 캡쳐


중국 일대일로(一對一路) 사업의 중심지인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의 5성급 호텔에서 이에 반발하는 무장세력에 총격사건이 벌어져 5명이 숨졌다.

12일(현지시간) BBC, 알자지라 등 외신은 전날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州) 과다르의 5성급 호텔인 펄컨티넨탈에서 세 명의 무장괴한에 의해 총격사건이 벌어져 호텔 직원 4명과 파키스탄 해군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육군 대위, 해군, 직원 등을 포함해 6명이었다.



파키스탄군은 호텔 투숙객을 인질 삼으려 했던 괴한 3명을 모두 사살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무장세력은 호텔의 메인 홀로 침입해 경비원을 살해한 뒤, 위층으로 향하며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군은 투숙객을 모두 대피시킨 뒤, 4층 복도에서 무장세력을 제압했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州) 과다르의 펄 콘티넨털 호텔에서 벌어진 총격 잔해 속에 파키스탄 군에 의해 사살된 무장괴한의 시체가 보인다./사진제공=로이터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州) 과다르의 펄 콘티넨털 호텔에서 벌어진 총격 잔해 속에 파키스탄 군에 의해 사살된 무장괴한의 시체가 보인다./사진제공=로이터
.
이번 사건은 분리주의 반군조직인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BLA는 성명을 통해 배후를 자처하며 "우리 부대원들이 펄컨티네탈 호텔에 머무르던 중국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겨냥해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현재 이용이 정지된 상태다.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관은 무장단체의 공격을 비난하며 "파키스탄군과 안보 당국의 용기있는 조치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잠 카말 칸 발루치스탄주지사는 "이러한 공격에도 발루치스탄은 성장의 길을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다르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거점지로 '차기 두바이'로 불리는 곳이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2015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철도·송유관 등으로 잇는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이는 말라카해협을 지나는 수상 항로보다 더 안전하고, 직접적으로 중국과 중동 지역을 잇는 육상 수송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은 중국에 400억달러의 빚을 졌다.


펄컨티넨탈 호텔은 과다르항과 인접해 외교관이나 기업 대표 등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BLA는 이러한 사업에 반발하며 "파키스탄군와 몇몇 기업이 발루치스탄의 국부를 탈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장단체는 "발루치스탄이 독립하기 전까지 어떤 투자도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중국을 향한 BLA의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엔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을 공격해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발루치스탄은 지난달 분리주의 반군이 버스를 세우고 총격을 벌여 승객 14명이 숨지는 등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