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 배우, 낙태금지 부활 조짐에 "성관계 파업"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5.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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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 밀라노 선언에 온라인서 호응 "신체 자유 찾을 때까지 성관계 갖지 않겠다"

/사진=알리사 밀라노 트위터 캡쳐/사진=알리사 밀라노 트위터 캡쳐


미국에서 낙태금지법 부활 조짐이 일자 알리사 밀라노 등 유명 배우가 반발하며 '섹스 파업(Sex Strike)'을 하자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리사 밀라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여성의 생식권이 지워지고 있다"면서 "신체의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겠다면 나와 동참하라"고 파업을 선언했다.



이 트위터 글은 게시 하루 만에 3만7000개의 좋아요를 받고, 1만2000번 이상 리트윗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 초반 유행한 TV 드라마 '참드'(Charmed)로 유명세를 탄 알리사 밀라노는 미국 연예계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같은 제안은 지난 7일 미 조지아주에서 '심장박동 낙태금지법'을 통과된 데 따른 반발이다. 이 법안은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임신 6주 이후 낙태 시술을 불허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신 초기에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낙태를 제한한 것이다.

조지아주뿐만이 아니다. WP에 따르면 미국 내 16개 주가 조지아주와 유사한 낙태금지법을 이미 통과시켰거나 제정하려고 나서고 있다. 미시시피·앨러바마 등 남부·중서부에 위치한 이들 주는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이 오랜 기간 집권하거나 기독교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미 CBS방송은 지난해 보수 성향인 브렛 캐버노 판사 연방대법관 임명·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태 반대 정책 등에 힘입어 낙태반대론자들이 낙태금지법 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밀라노의 성 파업은 고대 그리스 희극 '리시스트라타'에서 본딴 것이다. 아리스토파네스가 기원전 4세기에 쓴 이 희극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아테네 여성들이 섹스 파업을 감행해 남편들이 전쟁을 끝내고 화해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밀라노의 트윗을 두고 "성관계를 마치 여성이 남성에게 베푸는 호의인 양 취급한다", "모든 여성들이 이성애자라는 사실을 가정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도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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