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탕트는 끝났다"…무역전쟁 4가지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5.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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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트럼프 대중국 관세 인상 선언에 글로벌 증시 휘청…미중 무역협상 향배 따른 투자 전략은

"데탕트는 끝났다"…무역전쟁 4가지 시나리오


'데탕트(detente)'는 긴장완화, 휴식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1960년대 동유럽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며 '데탕트(긴장완화)·앙탕트(우호)' 등을 표방하는 정책을 편 것이 그 출발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조정안을 마련하려고 무역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도 2019년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데탕트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시장은 양국이 보호무역 주의를 앞세워 다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충점을 찾아내려는 과정 자체가 의미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왔다.



하지만 미묘한 시점에 나온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인상 트윗은 데탕트의 종결을 고했다. 협상 타결 기대감에 설렜던 시장은 갑자기 날아온 펀치를 맞고 휘청이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 나스닥종합, S&P500은 전날보다 1.65~1.96% 하락 마감했다. 전날 급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했던 상해종합지수, 심천종합지수 등 중국 주식시장 역시 8일 하락했다.



양국 증시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도 약세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98포인트(0.41%) 내린 2168.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8.08포인트(1.07%) 하락한 745.37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데탕트 위기로 평가되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 넣은 미중 무역협상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크게 4가지 미중 무역협상 전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우선 다수의 전문가들이 협상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양국이 추가 협상을 이어가며 미국이 대중국 관세인상을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다. 미국이 일단 관세를 인상하고, 중국이 보복 없이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협상 시한이 연장될 경우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안도감에 시장이 반등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단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미국이 예고 시점에 관세를 인상한 뒤 협상이 진행될 경우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협상 기대감에 깔려 있어 하방 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중국이 미국이 요구를 전격 수용해 기한 내에 협상이 타결되거나 중국이 미국에 맞대응 전략을 펴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의 수도 있다. 물론 앞선 2가지 시나리오보다 확률은 낮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최종 협상 타결이 임박했기 때문에 오히려 거친 표현들이 동원됐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지만 공수 밸런스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어주 비중을 높이되 핀테크주, 글로벌 산업주, 실적주 등에도 눈을 돌릴만 하다는 투자 아이디어도 내놨다. 방어주로는 SK텔레콤 (52,000원 ▲200 +0.39%) 에스원 (62,500원 ▼600 -0.95%)을, 핀테크주 중에선 카카오 (46,050원 ▼400 -0.86%) NICE평가정보 (11,400원 ▼80 -0.70%)를 추천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종목으로는 전기차배터리 경쟁력을 갖춘 LG화학 (391,500원 ▼6,500 -1.63%)과 모바일 광고시장 강자인 나스미디어 (18,580원 ▼120 -0.64%)를 꼽았다. 실적주로는 송원산업 (14,050원 ▲10 +0.07%) 현대차 (250,500원 ▲6,500 +2.66%) 한미약품 (316,500원 ▼8,000 -2.47%)을 핵심종목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도 덜 깨지는 전략을 쓸 필요는 없다”며 “잘 찾아보면 방어주이면서도 한 방을 갖춘 종목들이 꽤 많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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