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마두로 측근들과 임시정부 수립 논의"

뉴스1 제공 2019.05.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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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마두로 축출·임시정부 수립 논의
마두로 "가짜뉴스"…볼턴 "마두로 퇴진은 시간문제일 뿐"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AFP=뉴스1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이 최근 몇 개월 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과 비밀 회담을 갖고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과 통합 임시 정부 수립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국 국무부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와 베네수엘라 야당 인사 등의 발언을 인용해 회담 사실을 전하며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과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 이반 라파엘 헤르난데스 대통령궁 경비대 사령관 겸 군 정보부장 등 마두로 정권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회담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회담의 목표는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이후 처음 알려진 야당과 정부 간 접촉으로 마두로 대통령의 통치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이날 베네수엘라 온라인 TV인 VPltv에 출연해 "고위 측 대다수가 대법원과 과이도 의장과 함께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권은 충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해 임시 정부를 구성할 법적인 틀이 들어간 문서를 작성했다"며 "그 문서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과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비밀 회동은 결렬됐고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에 나와 정부 측 인사들이 야당과 협상을 했다는 사실은 "가짜 뉴스"라며 일축했다. 그는 "미국 관계자들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미국이 20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지배해 온 사회주의 운동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 측이 파견한 카를로스 베키오 미국 주재 특사가 비밀 회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가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며 형상이 막바지 국면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WSJ은 마두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이번 노력은 실패했지만, (이번 회담은) 마두로 정권의 고위 인사들이 정권 교체에 개방적이며 정권 교체에 따른 이점이 현재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보다 크다고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니콜라스 마두로라면 국방장관을 더 이상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두로는 현재 병 안에서 전갈에 둘러싸인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의 퇴진은) 시간문제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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