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무장봉기' 시도…"미국이 쿠데타 주도"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0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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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이도 국회의장, 군인·장갑차와 함께 동영상 등장해 봉기 촉구…트럼프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를 지지한다"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현장/ 사진=뉴스1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현장/ 사진=뉴스1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무장봉기가 발생했다.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받는 '임시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해 군과 시민들에게 항전을 촉구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은 미국이 주도한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했다.

미국 등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받는 과이도 의장과 러시아, 중국, 쿠바의 지원을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수개월째 정권을 놓고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3분짜리 동영상에서 "마두로를 쓰러뜨리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시작됐다"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호소했다.

카라카스의 공군기지 근처에서 팔뚝에 푸른 띠를 두른 중무장한 군인들, 다수의 장갑차와 함께 동영상에 등장한 그는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며 일부 군이 봉기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시위가 5월1일로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영상에는 가택연금 중인 유명 야당 정치인 레오폴도 로페즈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강탈을 끝내기 위한 결정적 단계 '자유 작전'이 시작됐다"는 메시지를 읽었다.

이날 과이도 의장과 로페즈가 지지자를 모으고 있는 카라카스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에선 최루탄이 발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루탄은 과이도 국회의장과 군복을 입은 70여명의 무장 남성들을 향해 발포됐다고 한다.


공군 기지 밖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CNN의 보도도 나왔다. 두 정치인은 여전히 공군 기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 측은 소규모 쿠데타 시도를 진압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시위에 합류한 군인을 "쿠데타를 조장하려는 '군 반역자'"라 규정하고 "정부가 이들과 대치 중이다. 정부가 이길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르헤 아레자 외무장관은 이날 봉기에 대해 "군부의 쿠데타 시도가 아니다"라며 "이는 워싱턴, 미 국방부, 국무부,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하고 있으며 과이도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레자 외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이 군의 지지를 받으며 온전히 국가를 잘 지휘하고 있다"며 "그는 언제나처럼 지휘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매일 하던 대로 결정들을 내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과이도의 마두로 축출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오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도 "민주주의와 자유로의 복귀"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역시 대변인을 통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뜻을 재확인하고, 마두로 정권이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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