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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젠 인사담당자가 아닌 AI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시작한 AI 채용이 직원 실적 관리 및 해고까지 다양한 규모와 산업의 기업으로 보다 넓게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CNN 방송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에 입사하고 싶은 청년은 AI와 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로레알은 작년부터 1차 기본 요건 검증과 2차 인터뷰에서 AI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Mya 웹사이트
마야가 기본요건이 충족됐다고 '오케이'한 지원자는 2단계에서 '시드링크(Seedlink)'라는 AI와 인터뷰를 하게 된다. 지원자는 3개의 개방형 인터뷰 질문에 대답을 하면 로레알의 주요 기업 가치와 역량을 알고리즘으로 학습한 시드링크가 이를 평가한다. 질문은 "프로젝트에 실패한 경험에 대해 말해주세요. 그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나 "당신이 확신을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에 상사가 반대한 경험이 있나요? 어떻게 설득했는지 이야기해주세요" 등으로 지원자가 로레알 문화에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확인한다. AI는 지원자의 답안을 로레알 직원의 답변과 비교해 회사 문화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점수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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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은 AI 도입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12000명의 지원자 중 80명을 뽑아야 했던 인턴십 프로그램의 경우, 200여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지금까지 중 가장 다양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로레알측은 전했다.
한국에서도 점차 AI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그룹이 국내 최초로 작년 상반기 공채부터 AI를 통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공채 때 오리온 제과는 AI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에 입사한 후에도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직원의 업무 환경 및 실적 관리 역시 AI가 맡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해고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2017년 8월부터 작년 9월까지 300여명의 물류센터 직원을 AI가 내린 '생산성 미달' 판단을 근거로 해고했다. 인공지능은 직원의 휴식 시간을 추적해 지나치게 오래 자리를 비우는 등 업무 이탈 시간을 측정했고 자동으로 경고를 보냈다. 이러한 경고가 누적될수록 직원의 해고 가능성은 커졌다.
아마존 대변인은 인공지능 결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며 관리자가 이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직원의 해고까지 결정할 만큼 직장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아마존에 AI는 '깊이 스며들게 된' 중요한 일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