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 요동치는 유가…베네수엘라 개입 관건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04.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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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급등·트럼프 전화 한통에 급락…"베네수엘라·리비아 개입되면 더 큰 혼란"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증산 요구 등으로 인해 한 주간 국제유가가 여느 때 못지않게 요동을 쳤다. 향후 유가 방향성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으로 인해 더 큰 혼란이 초래될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우디 보고 OPEC에 손 내민 트럼프…베네수엘라·리비아로 역풍 당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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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유가 방향이 미국과 OPEC과의 정치적 관계에 달려있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은 OPEC 회원국 중 유일하게 많은 석유 예비량을 지닌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부족분을 메워 유가 급등 없이 이란산 석유 수출을 억제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트럼프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개입과 리비아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미국의 원유 수입 제재로 인해 석유 생산량이 1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경제적 위기까지 겹치며 '두 대통령 사태'까지 맞은 상황이다. 리비아는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반군 LNA(리비아국민군)가 트리폴리 공항을 공습하며 내전이 악화돼 생산량이 불규칙한 상태다.
노르웨이 최대 은행인 DNB은행 ASA의 헬게 안드레 마틴슨 선임연구원은 "이란산 원유를 대체한다면 석유 예비량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며 "이는 예상치 못한 공급 두절과 지정학적인 위험 등에 시장을 노출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6개월 최고치 경신했다가 하루새 3% 급락…롤러코스터 보인 국제유가
그래프(오른쪽)은 일주일간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 추이.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 캡쳐그래프(오른쪽)은 일주일간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 추이.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 캡쳐
백악관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한 '한시적 제재 면제' 조치를 5월 초 만료 이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JCPOA(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對)이란 경제제재 조치로 각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다만 한국·중국·일본을 포함한 8개국에 대해선 오는 5월 3일까지 6개월간의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이란 정규군인 혁명수비대 해군의 알리레자 탕시리 사령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익을 얻지 미못한다면 이 전략적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UAE(아랍에미리트)가 마주보고 있는 곳으로, 전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가운데 3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다. 미·이란 사이 긴장 고조에 23일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장중 66.60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10월31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장중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직접 전화를 걸어 유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급락세를 보였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나라들과 원유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며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C은 늦어도 감산 여부를 결정할 6월 이후에 감산을 중단하거나 감산폭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WTI는 하루새 2.93%,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2.7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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