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못 막은' 스리랑카…"테러 사전 경고 있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김성은 기자 2019.04.23 11:19
글자크기

테러 가능성 및 배후도 사전에 파악…시리세나 대통령, 특별 위원회 신설해 막지 못한 이유 조사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스리랑카 당국이 8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낸 부활절 폭탄 테러에 대해 사전에 경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 미국과 인도 정보당국으로부터 지난 4일 스리랑카에 테러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미국과 인도는 경고문에서 테러 조직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리랑카 보안당국자들은 지난 9일 스리랑카 경찰에 현지 급진 이슬람단체인 NTJ(Nations Thawahid Jaman)가 테러 위험 가능성이 있으니 주시하라고 주문했다. NTJ는 지난 21일 발생한 부활절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조직이다.

스리랑카 당국이 테러 위험 가능성 및 이를 시행할 조직도 사전에 파악하고서도 막지 못한 것이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특별 위원회를 신설해 사전 경고가 있었음에도 테러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스리랑카는 NTJ 이외에도 국제 테러단체가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 대변인인 라지타 세나라트네는 "스리랑카에 국한된 작은 현지 조직이 이렇게 잘 짜인 자살 테러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테러에) 경험 많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성당과 호텔 등을 중심으로 총 8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으며 이 중 6건은 자살폭탄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리랑카 콜롬보의 한 버스 터미널에서 폭발물 87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망자는 290명, 부상자는 500명으로 집계됐으며, 총 2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미국도 이날 NTJ가 과거 IS와 접촉했지만 양측이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는지 그리고 IS가 이번 테러에 가담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그 어떤 국제테러단체도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청하지 않고 있다.


테러 위험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스리랑카는 이날 자정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군은 법원 명령 없이도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심문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게 됐다. 현재 스리랑카는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허위 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SNS도 차단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