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효과(?)'…KB증권 WM 사업 급성장 '돌풍'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4.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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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20.4조→올 1분기 23.4조, 3개월만에 14.7% 늘어…WM 전문가 대표 취임후 두드러진 성장세

'박정림 효과(?)'…KB증권 WM 사업 급성장 '돌풍'


KB증권이 자산관리(WM)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WM 전문가인 박정림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펀드·채권·신탁 등 전 분야 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 1분기 현재 WM상품 자산 규모는 2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20조4000억원) 대비 3조원(14.7%) 증가했다.



지난 2016년 12월 현대증권·KB투자증권이 합병, KB증권이 출범한 이후 분기 WM 자산 증가액이 3조원에 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은행 그룹인 KB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KB증권의 WM 사업 부문이 급성장했지만 올 들어 더 돋보이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합병 법인 출범 직후인 2016년말 12조8000억원이던 KB증권 WM 규모는 2017년 15조2000억원(2조4000억원↑), 2018년 20조4000억원(5조20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올 들어 1분기만에 3조원 늘어난 것은 상당한 성과를 낸 셈이다.



경쟁사인 대형 증권사과 비교해도 KB증권의 올 1분기 WM상품 자산 성장률이 14.7%로 가장 높다. 미래에셋대우의 올 1분기 WM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2.2% 늘었다. NH투자증권도 올 들어서만 자산 규모가 3조원 이상 불었지만 성장률은 8%대로 KB증권에 밑돈다.

KB증권과 같이 은행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1분기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재는 신한금융투자의 WM 자산(27조9000억원) 규모가 더 크지만 최근 성장 속도로 보면 연내 KB증권이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사진=홍봉진 기자박정림 KB증권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KB증권의 WM 부문 성장 배경에는 관련 사업 경험이 풍부한 박정림 대표가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012년 KB국민은행 WM본부장을 맡은데 이어 2017년에는 KB 지주·은행·증권의 WM 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일했다. KB증권 출범 직후부터 사업을 챙겨온 만큼 대표이사 취임 후 조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 대표는 올 초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합병법인 출범 후 WM 상품 자산 규모가 급증하긴 했지만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KB증권 규모를 감안하면 아직 부족하다"며 "더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 자산 규모를 늘리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KB국민은행 바로 옆에 들어선 복합점포(2018년말 현재 65개)도 KB증권 WM 실적 증가의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은행의 자산가 고객들이 증권 상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WM자산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다.

숙원 사업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으면 KB증권의 WM 자산 증가 속도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결정이 보류됐지만 다음달 초 재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KB증권이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에 이어 3호 단기금융업 사업자로 확정되면 지난해말 현재 6조원 규모인 발행어음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KB증권은 금융위로부터 인가를 받으면 올해 1조8000억원 규모 발행어음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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