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훌루 지분 매각…디즈니·컴캐스트만 남았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4.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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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부채 갚기 위해 훌루 지분 9.5% 매각…디즈니는 훌루에 계속 투자

/사진=훌루./사진=훌루.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훌루가 미 통신사 AT&T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 지분을 매입했다. 이로서 디즈니·21세기 폭스·컴캐스트·AT&T가 4파전을 벌인 훌루 지분 경쟁에 디즈니와 컴캐스트만 남게 됐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훌루는 AT&T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 지분 9.5%를 14억3000만달러(1조6200억원)를 들여 매입했다. 훌루의 기업 가치는 기존 92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올랐다.



훌루는 통신·언론·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보고 눈독을 들인 기업이다. 디즈니·21세기 폭스·컴캐스트·AT&T 등 거대 미디어기업들은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각각 훌루의 지분을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해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디즈니의 기존 훌루 지분(30%)에 21세기 폭스의 지분(30%)이 더해지면서 디즈니가 최대주주(60%)가 됐다. 당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나머지 지분도 전부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AT&T마저 이날 빠지면서 디즈니와 컴캐스트(30%)만 남게 됐다. 훌루 측은 자사 최대주주인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AT&T로부터 인수한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T&T는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회사의 부채를 정리할 계획이다. 앞서 AT&T는 지난해 타임워너(워너미디어)를 인수하는데 850억달러를 썼는데, AT&T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765억 달러에 달한다. AT&T는 또 워너미디어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해 내로 출시할 예정으로, 훌루를 매각하며 자사 서비스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즈니는 이어지는 적자에도 훌루에 계속 투자하기로 했다. 훌루는 올해 15억달러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즈니는 훌루의 흑자 전환 시점을 2023~24년으로 보고 있다. 현재 250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를 그때까지 4000만~6000만으로 늘릴 계획이다.


디즈니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최저가 월정액 요금을 기존 7.99달러(약 9000원)에서 5.99달러(약 6770원)로 내리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이같은 정책으로 구독자수가 늘었다면서 전 세계에서 훌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만 훌루를 사용할 수 있다.

디즈니는 또 ESPN 플러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을 통해 스트리밍 사업을 점점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1월 출시될 예정인 디즈니플러스는 ESPN 플러스, 훌루와 함께 묶음 상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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