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방송 CNBC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CNBC 방송화면 갈무리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미 경제방송 CNBC가 15일(현지시간) 방송을 앞두고 일부 공개한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개발한 5G 칩을 애플 등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애플에 열려 있다"고 했다. 애플이 원하다면 5G 칩을 팔 수도 있다는 뜻이다.
화웨이의 5G 모뎀 칩 판매는 5G 모뎀 칩 확보에 비상이 걸린 애플로서는 혹할 수 있는 제안이다. 애플은 그동안 세계 모바일 반도체 1위 퀄컴으로부터 주로 모뎀 칩을 공급받았으나, 수조 원대의 특허분쟁을 겪으면서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이후 인텔로부터 모뎀 칩을 구매했지만, 인텔의 5G 모뎀 칩 개발이 늦어지면서 연쇄적으로 5G 아이폰 출시도 뒤로 밀렸다.
그러나 애플이 실제로 화웨이 반도체를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자국은 물론 동맹국에도 관련 장비를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 이동통신사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도 사실상 금지됐다.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인 화웨이에 유리한 제안을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진출한 화웨이는 불과 10년도 안 된 짧은 시간에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출하량이 5400만대를 넘어서 애플을 제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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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한 화웨이가 최근 하이엔드(고품질)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등과 경쟁하기 시작했다"면서 "화웨이가 이런 노력의 하나로 자사 제품에만 탑재하던 5G 칩을 다른 회사에 팔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은 중요한 변화이지만, 화웨이는 애플의 경쟁자로 여겨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