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어렵다고? 글쎄, 회복기미 보이는데…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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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증시 회복 기미…강력한 경기 부양책 때문
MF도 中 경제전망 상향…"장기적으로는 침체" 지적도

중국 베이징 도심의 한 건설공사 현장 뒤로 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국 경제는 최근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부동산을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중국 베이징 도심의 한 건설공사 현장 뒤로 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국 경제는 최근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부동산을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6~6.5%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라반 유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규모 감세와 지출 확대 등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내년 정상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추가로 강도 높은 통화 완화 정책을 펴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중국 증시도 지난해 고점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영역인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미 회복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첫 두 달 동안 줄었던 주택 판매가 3월 들어 반등한 것. 주택 구매 규제 완화, 대출 확대, 금리 인하 등 중국 정부가 지난 1년간 지속해서 진행해 온 선별적인 부양책이 효과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 업종은 경기 회복을 견고하게 해주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를 개선시킨다"면서 "중국이 이번 주 도시 외 지역 주민의 도시지역 이주를 권장한 것도 시기적절한 조처였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8일 "도시에 취업한 농업인구의 후커우(戶口·호적) 발급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상주인구 100만~300만명 규모의 2선 도시의 후커우 제한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상주인구 300만~500만명의 1선 대도시의 후커우 발급 조건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고도성장기 도시로의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종말을 고한 것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은 철강과 시멘트, 백색가전 등 다른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준다. 또한 주택과 토지 가격이 오르면 감세로 줄어든 정부 곳간을 채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E-하우스의 딩주위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모두의 예상을 거스르고 있다"면서 "주된 이유는 (정부의 경기 부양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괴롭혔던 현금흐름 압박이 이제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급등했다. 중국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세계통화기금(IMF)도 전날 세계 경제 성장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3% 하향 조정했지만, 중국 성장률은 6.2%에서 6.3%로 오히려 올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중국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하면서 예상치에 들어맞았다. 2월의 0.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3% 올랐는데,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5% 넘게 폭등한 때문이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CPI 상승률은 1.8%로 전달과 비슷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물가 걱정 때문에 통화 완화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기 부양책에 기댄 회복이 중국 경제의 완전한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고도 성장기를 지난 중국이 점차 미국이나 유럽 등 저상장 국가를 닮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니엘 모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지난 달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5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최근 10년 평균인 51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계 시장분석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도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은 2030년쯤 지금보다 2%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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