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만간 방러?…아사히 "현지서 준비 움직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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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정은-푸틴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 개최설…북러, '美 견제' 이해관계 일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라브로프 외무상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라브로프 외무상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익명의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대신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만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에서도 김 위원장 방문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실제로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2012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첫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북한의 우방으로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푸틴과 회담한 바 있다. 김정일은 또 사망 약 4개월 전인 2011년 8월 시베리아 주요 도시인 울란우데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은 이달 들어 외신 등을 통해 계속 제기돼 왔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19일 러시아를 방문해 4박 5일 동안 모스크바에 머무르며 러시아 당국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이 지난 1일 평양을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러시아 측은 김 위원장에 정상회담 초청장을 보냈으며, 현재 회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시인했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 8일 "김정은이 마침내 러시아의 초청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정은은 모스크바의 도움이 절실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2~2003년 북한 핵위기 당시에도 러시아는 북한을 지지하며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주장했다. 중국 베이징 소재 민간 싱크탱크인 반고지고(盤古智庫·Pangoal Institution)의 뤄전 연구원은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건 안하건, 방러설 자체로 북미 대화만이 북핵 해결의 유일한 방안이 아니라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설 흘러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다. 아사히는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모색하는 것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양보를 요구하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11일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도 열린다.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러시아 방문, 북미 대화 등에 언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견제라는 목적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러시아가 중국 이상으로 북한 문제에 개입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지난 4일 '냉전 시대 동맹인 러시아와 북한이 다시 결합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 공통된 불만을 가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제재를 풀기 위해 곧 만날 것은 거의 확실하며, 미국은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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