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1인당 900만원 빚 몰디브…민심의 선택은 '脫중국'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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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여당 단독 과반 확보…中에 거액 빚진 前정권에 압승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과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몰디브민주당(MDP)이 6일 치러진 총선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정도로 압승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일 수도 말레에서 열린 MDP 선거운동 행사에 참석한 나시드 전 대통령(앞줄 왼쪽 셋쩨)과 솔리 대통령(왼쪽 넷째). /AFPBBNews=뉴스1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과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몰디브민주당(MDP)이 6일 치러진 총선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정도로 압승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일 수도 말레에서 열린 MDP 선거운동 행사에 참석한 나시드 전 대통령(앞줄 왼쪽 셋쩨)과 솔리 대통령(왼쪽 넷째). /AFPBBNews=뉴스1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면서 거액의 빚을 졌던 몰디브 민심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현 정권에 힘을 실어줬다. 몰디브 현지 매체 퍼블릭서비스미디어(PSM)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몰디브 총선에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과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몰디브민주당(MDP)이 수도인 말레는 물론 아듀, 푸바물라 등 거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승리했다.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예비개표 결과 MDP가 의회 전체 87석 가운데 67석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 전 단 19석에 불과했던 MDP는 단숨에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며 단독으로 주요 안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의 몰디브진보당(PPM)은 완패하면서 영향력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장을 맡게 된 나시드 전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원만하고 평화롭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더는 롤렉스 같은 고급 시계가 필요 없는 청렴한 정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인구가 44만명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 몰디브 총선이 중요한 이유는 이 지역이 인도양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중국과 인도의 대리전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600㎞ 정도 떨어진 몰디브는 전통적으로 인도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으나, 2013년 집권한 야민 전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급격히 중국과 가까워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선에서 인도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솔리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이후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솔리 대통령 측에 따르면 야민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빙자해 거액을 대출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재산을 빼돌렸다. 남은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50%, 국민 1인당 8000달러(약 914만원)에 이르는 빚뿐이었다. 미 CNN방송은 "몰디브는 중국의 투자와 영향력 확대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된 아시아의 여러 나라 중 하나"라며 "이달 말 선거가 치러지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으로부터 과도한 투자를 받은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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