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100m에 우주비밀 캐는 실험실 만든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4.08 12:00
글자크기

IBS 우주입자연구시설(ARF) 1단계 터널공사 12일 착공식

한덕철광 광산 내 조성될 IBS 지하실험 연구단의 우주입자연구시설 조감도/사진=IBS한덕철광 광산 내 조성될 IBS 지하실험 연구단의 우주입자연구시설 조감도/사진=IBS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이 우주입자연구시설(ARF) 구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IBS는 오는 12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일대 한덕철광 광산에서 ‘정선 ARF’ 착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ARF는 강원도 정선군 철광 지하 1100m에 자리 잡을 IBS의 연구시설로 암흑물질, 중성미자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기 위한 공간이다.



정선 ARF는 지하실험연구단이 기존 운영해온 양양 양수발전소 소재 양양 지하실험시설 보다 400m 깊은 곳에 위치한다. 면적은 10배 이상 큰 2000㎡ 규모로 구축될 계획이다.

이곳에서 연구단은 아직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암흑물질의 발견과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의 질량 측정 및 성질 규명에 도전한다.
우주입자연구시설 내 실험 및 연구실 배치도/사진=IBS우주입자연구시설 내 실험 및 연구실 배치도/사진=IBS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총 물질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전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과 같은 전자기파로도 관측되지 않고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물질, 중성미자는 우주에서 광자(빛) 다음으로 많고, 다른 입자에 비해 질량이 매우 작아 질량이 있다는 것만 확인됐을 뿐, 정확한 수치는 측정된 바 없는 기본입자를 말한다.



암흑물질 검출과 중성미자 질량 측정은 우주의 생성과 구성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요소며 현대물리학의 최대과제로 꼽히는 만큼 노벨물리학상 0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주선(線) 등 잡음이 되는 배경신호를 최대한 줄인 실험 환경이 요구된다. 주변이 조용해야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검출장치를 설치하는 이유다.

정선 ARF는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김영덕 IBS 지하실험연구단장은 “정선 ARF는 국내 천체입자물리학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동시에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을 공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