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이 시작된다…잔치가 끝나간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4.05 08:02
글자크기

[월가시각] 1분기 기업이익 평균 4% 감소 전망 …미중 무역협상, '지적재산권' 쟁점 변수

어닝시즌이 시작된다…잔치가 끝나간다


"곧 어닝시즌(실적시즌)이 시작된다. 2∼3년만에 최악의 실적들이 발표될 것이다. 단기적으론 위험한 상황이다." (트레이드스테이션증권 데이비드 러셀 부사장)

폭풍전야다. 아직도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머잖아 1분기 실적이 쏟아진다. 실적 악화가 분명한 상황에서 몇차례의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경험하고 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도 완전히 타결될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6.50포인트(0.64%) 오른 2만6384.63으로 장을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의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주 보잉이 약 3% 뛰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99포인트(0.21%) 상승한 2879.39를 기록하며 6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에너지주와 소재주들이 강세였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77포인트(0.05%) 내린 7891.78에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아마존과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증시는 조만간 1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금융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FactSe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소속 기업들의 올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섯 분기만에 첫 기업 이익 감소다.


US뱅크 프라이빗자산운용의 제프 지퍼 상무는 "시장이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르고 있다"며 "올초 주가가 급등한데다 기업이익 전망도 어둡다는 점에서 주가가 추가로 오르기 전에 약간의 하락을 경험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낙관론에 무게가 살린다. 러셀 부사장은 "비관론자들은 경기침체를 말하고 싶겠지만, 오늘 나온 실업 통계 등을 보면 그런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멀리 보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장이 나타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총 20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969년 12월 이후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 미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지금보다 현저히 적었음을 고려할 때 역사적인 수치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21만8000건을 밑도는 것으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4주간의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도 4000건이 줄어든 21만3500건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도 3.8%로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여부가 다음달초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며 "합의를 한다면 약 4주 뒤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을 이뤘고, 남은 갈 길이 있지만 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며 "이 역시 앞으로 4주 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도용과 일부 관세가 쟁점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미국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무역대표부) 대표도 "아직 일부 중요하고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매우 좋은 합의를 하려고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예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처럼 협상 결렬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막판 압박 전술로 풀이된다.

어드바이저스자산운용의 매트 로이드 수석투자전략가는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의 일부 쟁점에선 합의에 도달할 것이고, 이는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며 "그러나 지식재산권 도용 문제 등은 완전히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은 크게 관세와 지식재산권 2가지"라며 "이 가운데 관세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지식재산권은 그렇지 않다. 내 생각엔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