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19년 만에 최저…'D의 공포' 꿈틀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한고은 기자 2019.04.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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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통계청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3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0.4% 상승하며 3개월 연속 0%대 기록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과 채솟값이 하락하면서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는 전년동월대비 9.6% 하락, 채소류는 12.9% 하락했으며, 품목별로는 배추 46.4%, 파 30.6%, 무 51.1%, 경유는 7.0%, 자동차용 LPG도 6.9% 하락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과 채솟값이 하락하면서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는 전년동월대비 9.6% 하락, 채소류는 12.9% 하락했으며, 품목별로는 배추 46.4%, 파 30.6%, 무 51.1%, 경유는 7.0%, 자동차용 LPG도 6.9% 하락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름값, 채솟값 하락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석유류 등을 빼더라도 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일각에선 경기 하강과 저물가가 지속돼 불황의 악순환을 낳는 디플레이션 우려(D의 공포)도 제기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게 올랐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1분기 물가는 전년 대비 0.5% 상승했다. 분기별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7월부터 1.0~1.2%에 머물렀던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 폭은 0.8%를 기록, 1%대가 무너졌다. 2000년 2월 이후 19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물가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 물가를 비교하는 기준이다.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0.9% 올랐다.

상품 가격이 싸졌다고 해서 긍정적으로만 볼 순 없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아 상품 초과 공급이 발생하면 기업 수익 감소→경제 후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이 대표 사례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채소류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통계청은 채소류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2019.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 4차 금융통화위원회(2월 28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 초반에 머무는 현상은 2018년 이후의 새로운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복지 정책 강화, 유류세 인하 등 공급 측면을 제외하고 수요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경기 힘이 떨어지는 상황이 물가에 반영됐다"며 "당장 디플레이션에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저물가가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커진다"고 말했다.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0%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2.4~2.8%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둔화된 수준이다. 수요 측면에서 비롯되는 저물가를 방어하려면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 미세먼지와 경기 대응용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계획이다.

한은은 일단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공급 측면에서 배경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소비가 위축된 결과이기보다 상품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라는 얘기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2019.3.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2019.3.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석유류는 전년 대비 9.6% 내려가면서 전체 물가를 0.43%포인트 낮췄다. 석유류는 지난해 말 유류세 인하로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12.9%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올해 기상여건 호조로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을 낮췄다.


상반기가 지나야 현재 물가 국면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유류세 인하(5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6월)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저물가 추세라면 소비(수요)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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