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EU가 좋다" 브렉시트 취소 청원 600만명…주말마다 시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3.31 14:48
글자크기

'브렉시트 취소' 英의회 청원 600만명...여론조사서도 'EU에 있자' 54%로 브렉시트 결정이후 최대차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이제 EU(유럽연합)이 좋다. 투표를 다시 하자"

영국인들이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국민투표로 찬성시켰지만, 이제는 주말마다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펼치고 있고, 여론도 EU에 남자는 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취소하자는 청원도 10일만에 600만명을 달성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이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지역 6곳에선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경지대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린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제발 EU에 남게 해달라"고 했다.



시위는 영국에서 더 격렬하다. 하루 앞선 29일에는 영국 곳곳에서 수천명의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어 시위를 벌였다. 당초 이날이 브렉시트 예정일이었기에 찬성파들은 정부를 못믿겠으니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3일에는 영국에서 최근 100여년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도 일어났다. 이날 영국 런던 도심 곳곳에 최대 100만명이 거리에 나와 브렉시트 반대 구호를 외친 것이다. 이들은 의회 앞에 집결해 "EU를 왜 떠나야 하느냐"거나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다시 정하자"라며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거리 행진을 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달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 EU에 남자는 의견은 54%로 브렉시트 46%에 8%포인트 앞섰다. 2016년 국민투표로 가결된 브렉시트는 지난해부터 여론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내내 EU에 남자는 여론은 51%가량으로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다 올해부터 53~54%로 이 비율이 조금 더 상승했다. 영국 하원이 테레사 메이 총리가 EU와 협의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세차례나 부결시키는 등 브렉시트로 영국내 혼란만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7일엔 의회가 주도한 '의향 투표' 역시 8개 제안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등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어, 앞으로 브렉시트 반대 여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영국은 내달 1일 또 의향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의향투표는 의원들이 선호하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는 투표이다. 의원들이 각자 브렉시트 방안을 제안하고 여기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는 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모든 제안이 부결된 만큼 새로운 투표가 대안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표서도 부결될 경우 영국은 내달 12일 '노딜 브렉시트'를 택하거나, 5월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브렉시트를 또다시 연기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각계 전문가들은 영국이 1년짜리 브렉시트 연장을 놓고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디언지는 "두번째 국민투표가 열린다해도 여전히 사람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굳건하게 찬성과 반대로 나뉘고 있어 어느 한쪽이 큰 차이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