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인구 자연감소 '시작'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민동훈 기자, 한고은 기자 2019.03.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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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장래인구특별추계]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

올해부터 태어난 아이보다 죽는 사람이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예상보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 때문에 인구 자연감소는 10년 앞당겨졌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0년 동안 250만명 줄어든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를 발표했다. 이번 특별추계는 이례적으로 5년마다 내놓는 정기추계를 2년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출산율이 직전 정기추계(2016년)에서 제시된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저위추계)보다 떨어진 점을 반영했다. 인구추계가 부정확하면 연금 정책, 장기재정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없다.



직전 정기추계에 비해 가장 큰 변화는 인구 자연감소 시점이다. 통계청은 올해가 인구 자연감소 원년이라고 했다. 중위 추계를 바탕으로 했다. 통계청은 3년 전 정기추계에선 2029년으로 내다봤었다. 출산율 감소가 인구 자연감소 시점을 크게 앞당긴 배경이다.

이번 추계에 따르면 2017년 35만명이었던 출생아는 2021년 29만명으로 떨어진다. 2050년에 29만명이 태어날 것이란 2016년 정기추계와 비교하면 29년 빠른 속도다. 50년 뒤인 2067년 출생아는 21만명으로 예측했다. 반면 사망자는 2017년 29만명에서 2028년 40만명, 2067년 74만명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초고령자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7년 5136만명이었던 총인구는 2028년(5194만명)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전망이다. 직전 정기추계보다 3년 당겨졌다. 총인구 감소 시점이 인구 자연감소 시점보다 늦은 이유는 국제이동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총인구는 국제결혼, 국내 영주권 획득 등을 통해 국내로 이주한 외국인도 포함한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인구가 전 연령대에서 같이 감소하면 괜찮겠지만 우리나라는 출생아는 확 줄고 고령층은 아주 많은 형태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충격을 서서히 흡수한 서구권과 달리 희생과 비용, 사회적 혼선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 고령층이 인생 2막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도 달라질 것"이라며 "젊은 노인이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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